머니무브
직접운용으로 TDF 주도하는 미래에셋운용
②적극적인 액티브운용으로 주목, 퇴직연금 자금유입 주인공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6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 활황에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는 수수료 인하, 주식 선물하기 이벤트 등으로 신규 고객잡기에 나섰다. 당장 투자자금이 없는 직장인은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 위해 퇴직연금 자산을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기고 있다. 덩달아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투자전략도 바뀌었다. 자산배분과 운용에 있어 좀더 과감한 액티브운용이 늘고 있다. 머니무브를 따라 최근 3년간 달라진 자산운용업계의 판도를 팍스넷뉴스가 들여다봤다.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TDF(타겟데이트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시도하지 않은 적극적인 운용으로 퇴직연금 시장 내 머니무브를 주도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로 퇴직연금 자금을 빨아 들이고 있지만 장기운용상품인 TDF의 운용 철학과 차이를 보이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TDF를 판매·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13개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TDF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펀드를 이용하거나 외국운용사에 운용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TDF를 출시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미래에셋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접 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자산운용사와 차이를 보인다.


해외 자산운용사와 제휴를 통해 TDF를 출시한 곳으로는 삼성자산운용(캐피탈그룹), 한국투자신탁운용(티로프라이스), KB자산운용(뱅가드그룹), 신한자산운용(BNP파리바), 한화자산운용(JP모건), 키움자산운용(SSSGA), 교보악사자산운용(AXA인베스트먼트매니저), NH아문디자산운용(웰스파고), 우리자산운용(블랙록자산운용) 등이 있다.


'삼성한국형TDF'는 한국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총 10개의 TDF 시리즈를 운용하고 있다. 피투자펀드는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펀드로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다. '한국투자TDF알아서'는 피투자펀드 중 해외펀드는 티로프라이스가 국내펀드는 한국투신 또는 계열 운용사인 한국밸류가 운용한다.


 '신한BNPP마음편한TDF'는 프랑스 BNP파리바그룹 산하 자산배분 전문 계열사인 MAS(Multi Asset Solution)가 전략적 자산배분을 자문하고 운용은 신한자산이 담당한다. '한화LifeplusTDF'는 JP모건으로부터 투자자문을 받아 역외펀드, 국내외 펀드에 선별 투자한다.


패시브 펀드로는 '키움키워드림TDF'와 'KB온국민TDF'가 있다. '키움키워드림TDF'는 글로벌 운용사 SSGA의 TDF 자산배분 모델을 적용해 비용이 낮은 ETF에 투자, 'KB온국민TDF'는 뱅가드그룹과 협업해 인덱스펀드와 ETF에 집중 투자한다. 일반적으로 액티브펀드보다 패시브펀드의 총보수가 저렴(주식비중이 낮을수록 저렴)한데, 그 중에서도 'KB온국민TDF'는 업계 최저 보수를 내세운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독자적으로 자산배분TDF와 전략배분TDF라는 두가지 유형의 펀드를 출시, 총 14개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자산배분TDF는 주로 ETF에 투자해 비용을 초소화한다. 주식은 뱅가드(Vanguard US Growth), 채권은 아이쉐어(iShares 1-3 Year UST), 원자재는 SPDR Gold, 부동산은 미래에셋 TIGER US REITs 등에 투자한다.


전략배분TDF는 일반적인 자산배분펀드가 시장이 불안정한 경우 자산배분 효과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 4가지의 투자전략인 기본수익전략, 시장수익전략, 멀티인컴전략, 자본수익전략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운용한다. 모자펀드 구조로 각각의 전략에 따라 미래에셋 자사 상품에 투자하며 액티브 전략을 실행하는 펀드인만큼 자산배분TDF보다는 총보수가 높다.


적극적인 운용으로 미래에셋 전략배분TDF는 최근 3년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혼합자산투자신탁의 3년 수익률은 42.49%, 1년 수익률은 36.21%,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0혼합자산투자신탁의 3년 수익률은 41.28%, 1년 수익률은 34.96%다.


미래에셋운용의 TDF 성장속에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도 매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운용자산 기준 13조442억원으로 1위인 현대차증권(13조6580억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 외에도 IRP계좌수 11만2533개, 적립금 2조5354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를 기록, 운용손익 역시 3094억원으로 업계 1위다.


TDF로 매년 조단위의 자금이 몰리다 보니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을 보면 원리금보장 상품 비중이 57%, 원리금보장 상품을 제외한 기타운용자산이 35%를 차지한다. 기타운용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TDF를 포함한 집한투자증권(펀드)으로 84%를 차지한다. 



그러나 TDF는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해야 하는 펀드인만큼 미래에셋운용의 공격적인 TDF 운용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편입해 자산을 배분하고 은퇴시점에 맞춰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채권의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미래에셋전략배분TDF는 투자군별 중복된 투자가 많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과의 상관관계를 따져 자산배분을 하는데 미래에셋전략배분TDF의 속을 들여다보면 4가지 투자전략에 중복되는 자산들이 발견돼 주가 하락시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TDF의 운용철학과 상관없이 자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이 여기저기 채워져 있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략별 투자펀드를 살펴보면 ▲기본수익 전략은 미래에셋 글로벌증권모펀드(채권), 미래에셋 코리아단기증권모펀드(채권) ▲시장수익 전략은 미래에셋 밸런스롱숏증권모펀드(채권혼합), 미래에셋 AI스마트베타마켓헤지증권모펀드(주식-재간접형) 등 ▲멀티인컴 전략은 미래에셋부동산인프라혼합자산모펀드(재간접형),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증권모펀드(주식혼합) 등 ▲자본수익 전략은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모펀드(주식혼합), 미래에셋MSCIACWORLD인덱스증권모펀드(주식) 등에 투자한다. 담긴 펀드명은 다르지만 펀드가 투자하는 투자대상은 4가지 전략에서 모두 중복된다.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만큼 운용에 있어 총보수에 대한 부담도 높다고 지적한다. 펀드수익률은 보수 차감후 기준으로 계산돼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면 펀드 보수의 차이는 의미가 없지만 급작스러운 시장 하락 등의 변수가 발생할 때는 그만큼 손실율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퇴시점까지 장기간 투자하는 펀드인만큼 보수가 낮은 펀드 또는 패시브펀드에 투자하는 펀드가 가입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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