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앞둔 이재용, 삼성전자 3대주주 오를까
전자·생명株 상당 부분 상속 가능성…JY 체제완성 분수령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 납부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유족들간 유산 분배 내역도 이에 맞물려 공개될 전망이다. 


상속세는 누가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갖고 가느냐에 따라 개인별 액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기점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향방도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속세 규모가 계열사 주식 보유분만 11조원, 이밖에 부동산, 현금 등을 포함하면 12~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에 따라 삼성 지배구조 지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지배구조 연결고리' 생명株, 3세 상속 가능성↑


삼성 오너일가 주식보유 현황. (표=팍스넷뉴스, 작년 6월말 기준)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가족은 최근 故이 회장이 남긴 그룹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예술품 등의 유산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에 대한 가족간 조율을 마무리하고, 다음주 중 유산상속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상속세 규모가 막대한 만큼 유족들은 5년간 분할납부하는 연부연납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 주식을 누가 얼마나 상속받는 지다. 故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삼성전자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법정상속 비율로 봤을 땐 미망인인 홍라희 전 리움관장이 9분의 3,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세 자녀가 9분의 2씩을 나눠갖게 되지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분정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형태로 이뤄져 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17.48%)인 이 부회장이 물산 주식을 기반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형태인데, 하부로 이어지는 핵심계열사인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0%)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우선 삼성생명 지분(20.76%)의 향방은 비교적 명확하다. 22일 종가 기준 3조4000억원대로 상속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삼성전자 최대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3세들이 나눠 갖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홍라희 여사도 상속인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리더라도 추후 상속세를 이중으로 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중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특수관계인이 금융회사 지분을 매입하려면 금융당국의 승인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3세 중에선 이 부회장만 유일하게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돼 있다. 절차상으론 이 부회장에 상속되는 것이 가장 신속하게 마무리 가능하다.


◆ 보험업법 개정안 복병…전자 지배력 안정화 관건



이번 삼성일가 재산 분배의 가장 큰 관심사는 故이건희 회장 유산의 8할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유족들이 어떻게 나눴는가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그룹 내 무게 중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인만큼 이재용 부회장에게 분배된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자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해당 상속세만 8조원에 달하는 등 그에 따른 부담 또한 상당하다. 


물론 공인법인에 출연하는 등의 간접소유 방법 등도 있다. 이 경우 증여세도 면제된다. 하지만 이는 과거 이병철 선대회장에서 이건희 회장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할 때 활용, 아직까지 여론 뭇매를 맞고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 보험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상속지분의 상당 부분이 이 부회장에게 돌아갔을 것으로 추측케하는 대목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금융계열사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총자산의 3% 이하로 줄여야한다. 이는 곧 삼성 지배구조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삼성전자간 연결고리가 약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월 말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8.51%로, 22일 종가기준으로 41조8721억원 수준이다. 여기서 삼성생명은 총자산(310조원, 작년 말 별도기준)의 3%(9조3000억원 가량)를 제외한 32조5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보통주(4.18%) 전체 또는 상당 부분을 이 부회장이 상속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 부회장이 선친의 전자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다면 삼성생명, 삼성물산에 이은 삼성전자 3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삼성물산 지분(2.88%)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진다. 현재 지분구조상으로도 이미 삼성물산 최대주주인데다가, 삼성물산 상속 지분이 홍라희 여사 또는 이부진·서현 자매에게 돌아가더라도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엔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보유 주식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삼성SDS(0.01%, 약 18억원) 지분에 대해선 꾸준히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삼성 오너일가가 상속세의 절반가량은 계열사 주식 등을 통해 확보한 배당금으로 충당하고, 그 외 자금은 일부 상속재산 매각, 주식·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상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작년 한 해만 삼성전자 등에서 받은 주식 배당금은 1조3000억원, 상속세 연부연납 활용시 연간 부담해야하는 상속세는 약 2조원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상속세 중 8할 가량이 삼성전자 주식에 따른 금액"이라며 "삼성전자가 (작년의 절반가량인) 2019년 정도의 배당정책만 유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2021~2025년까지 5년간 삼성일가에서 받게 될 삼성전자 배당금은 4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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