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증자한다고?' 기업銀 개인주주들 뿔났다
지난해부터 5차례 유증···코로나19 이전 주가 수준 회복 난항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지난해 네 차례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IBK기업은행이 올해 또 다시 유증 카드를 꺼냈다. 기업은행은 연내 추가 유증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약 564만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증자 규모는 491억원이다.


기업은행은 발행 신주 전부를 대한민국 정부에 배정한다. 기업은행은 2019년부터 시행한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과 환경·안전투자 지원프로그램, 채권시장안정펀드 운영 등에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해부터 다섯 차례 유증···멀어지는 주주환원 정책


그러나 계속된 증자로 개인주주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네 차례 대규모 유증을 단행하면서 1조2600억원을 조달했다. 4월 22일 2640억원, 4월 29일 4100억원, 6월 26일 1078억원, 7월 30일 4845억원을 각각 제3자배정 유증으로 확보했다.


개인주주들은 주가 하락과 주주가치 희석 등을 이유로 불만을 내비쳤다. 기업은행의 주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1월 1만1000원대에서 하락한 이후 7000원대에서 1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전일 주가(종가 기준)는 9150원이다. 이는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의 은행주가 지난 3월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 부진한 흐름이다.


기업은행이 2년 만에 차등배당을 포기한 점도 개인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기업은행은 2019년부터 2년간 일반주주에게 최대주주(기획재정부)보다 더 많은 주당배당금을 지급했다. 2019년에는 일반주주 690원, 최대주주에게 559원의 차등 배당을 실시했고, 2020년에는 일반주주에게 670원, 최대주주에게 472원을 배당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대규모 금융지원 부담이 커지자 올해는 주당 471원을 균등배당하는 정책으로 회귀했다. 매년 30%를 웃돌던 배당성향(별도기준)도 올해 29.5%로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의 권고안(20%)보다 높지만 주주들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 소액주주 "우리 돈만 강탈"···은행 측 "추가 유증은 없어"


개인주주들은 기업은행이 개인투자자들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기업은행의 한 개인주주는 "올해부터 차등배당도 중단하더니 유증으로 소액주주 돈만 강탈해 간다"고 토로했다. 


기업은행 배당금을 보면 올해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와 그 특수관계인(수출입은행·산업은행)이 가져가는 배당금은 약 25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27억원 늘어난 반면, 소액주주 배당금은 1069억원으로 270억원 줄었다.


기업은행은 이에 대해 올해 추가적인 유증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3개년 사업 추진과 함께 코로나19로 대출이 늘어난 상황이 겹치면서 이례적인 유증을 단행했지만, 3개년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는 자금 조달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차등배당 재개 여부는 향후 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면서도 "일반주주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여러 사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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