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삼성證, 사외이사 선임 놓고 독립성 '논란'
학연·업무 관계 연관성 부각..."향후 ESG 평가에 부정적 영향"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진을 변경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을 둘러싸고 독립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신임 사외이사 일부가 학연이나 업무상 특수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사회를 통한 의사 결정 과정에 제약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최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기업의 ESG(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 구조)평가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3명의 사외이사와 2명의 감사위원을 신규 선임했다. 김익래 다우데이터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등은 재신임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은 김재식 신임 사외이사다. 기업 지배구조 분석 전문기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김 이사가 다우키움그룹 회장인 김익래 회장과 학연관계라는 점을 지적하며 독립성의 의문을 제기했다.


CGCG 관계자는 "김재식 이사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1969년에 경복고를 졸업한 동기"라며 "한국내 기업 경영 상황을 고려할 때 지배주주와 유사한 연령의 고등학교 동문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이사로서의 독립성 문제를 우려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식 이사는 현재 주식회사 에트라스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앞서 유진그룹 총괄 부회장, 삼성SDI부사장, 삼성물산 전무를 역임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재식 사외이사는 김익래 회장 경복고 44회 졸업생 동문으로 평소 친구 사이를 표방할 만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도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장석훈 대표이사의 재선임과 임종룡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신규 선임을 의결했다. 임종룡 이사는 기획재정부 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지냈던 공직자 출신으로 2015년부터 2017년 7월까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문제는 임종룡 신임 이사가 재직했던 율촌이 삼성증권의 법무 대리인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율촌은 지난 2020년 삼성증권의 조세불복 소송을 대리했다. 2019년에는 삼성증권 인도네시아 투자 관련 자문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삼성증권의 관계사인 삼성생명의 집회시위금지가처분 소송에도 참여한 바 있다.


CGCG 관계자는 "임종룡 이사가 직접 위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법무법인 율촌과 삼성증권 연결 모회사인 삼성생명 사이의 소송 대리 등 법률자문 관계를 고려할 때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서의 독립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임종룡 신임 이사 선임건에 대해선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자문사들이 찬성한 안건"이라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적합한 절차를 밟고 가결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들 증권사의 결정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최근 다수의 기업들이 오너 중심의 폐쇄적 기업 운영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탈바꿈하며 사외이사를 통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이사회 구성은 향후 이들 기업의 ESG 평가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국내 상장사의 ESG 역량을 평가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은 기업 등급 평가에서 사외이사의 활발한 경영 참여를 위한 독립성을 요구하고 있다. 평가 과정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KCGS 핵심 관계자는 "이들 증권사의 결정은 독립성이 결여된 사항으로 판단되며 앞서 비슷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ESG 등급이 내려진 전례도 있다"며 "이사회의 투명성이 훼손된 상황에서는 보통 지배구조 부문에서 평가 점수를 받지 못하거나, 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리포트를 내는 것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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