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미디어 FI, 리픽싱에 웃었다
'전환가 70% 하향 조정' 옵션 덕에 주가 횡보에도 수익 실현 가능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15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나우IB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가온미디어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던 가온미디어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모두 완료했다. 투자 5년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완료하게 된 것이다. FI들이 가장 최근에 전환한 물량은 현재 주가대비 50% 가량의 차익이 발행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온미디어 FI들은 지난 26일 9회차 CB 20억원 어치에 대한 전환 청구를 단행했다. 전환가액은 8096원으로 FI들은 24만7035주의 가온미디어 신주를 교부받는다. 전환 신주는 다음달 9일 상장된다. 이로써 지난 2016년 8월 발행된 가온미디어 9회차 CB는 완전히 소멸된다.


FI들은 지난달 8일에도 20억원 어치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이때 FI들이 교부받은 물량은 24만2483주였다. 당시 전환가액이 이번 전환청구 시점보다 다소 높은 8248원이었던 까닭이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7000원 아래였던 가온미디어 주가는 석 달 사이에 1만2000원대까지 급등했다. FI들이 만기를 5개월 가량 앞둔 잔여 CB 물량에 대한 전환권 행사를 청구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환가액이 8000원 대인 까닭에 이번에 전환이 이뤄지는 물량은 40~50%의 차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가온미디어 9회차 CB는 총 150억원 어치가 발행됐다. 이 가운데 나우IB캐피탈이 절반이 넘는 8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50억원, 라이노스자산운용도 20억원 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9회차 CB의 금리는 '제로(0)'로 설정됐다. 따라서 FI들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외에서 매도하는 것이 유일한 수익 실현 방법이었다. 대신 발행사(가온미디어) 측이 CB를 임의대로 재매입하거나 투자금을 반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콜 옵션이 삽입되지 않아 주가만 오른다면 수익이 나는 구조였다.


가온미디어의 주가는 9회차 CB 발행 이후 저공 행진을 지속, 전환가를 하향 조정(리픽싱)해야만 했다. 발행 당시 1만2012원이던 9회차 CB의 전환가는 이듬해 1만125원까지 리픽싱됐다. 리픽싱 직후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 FI들은 90억원 어치의 CB에 대한 전환권을 청구, 엑시트를 모색했다. 


FI들이 최초로 전환권을 행사한 이후 가온미디어의 주가는 재차 하락했다. 이로 인해 리픽싱은 CB를 발행할 당시 정한 하한선인 8409원까지 실행되고 말았다. FI입장에서는 그만큼 교부받는 신주의 수가 늘어나지만, 주가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9회차 CB의 만기가 1년 반 가량 남은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불어닥치는 바람에 가온미디어의 주가가 3000원대까지 하락하고 말았다. 잔여 CB가 40억원이나 남아있던 시점이었다. FI들은 한동안 숨고르기를 했고, 결국 올 들어 주가가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바람에 무사히 엑시트 기회를 잡게 됐다. 


가온미디어의 현재 주가는 9회차 CB를 발행할 당시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최초 발행가의 70%까지 실시할 수 있도록 한 리픽싱 조항 덕분에 적잖은 수익을 내게 된 셈이다.


※가온미디어 주가 추이(출처 : 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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