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웨이브 지분 36% 확보…지배력 강화
2025년까지 콘텐츠에 1조 투자 예정…지상파 3사 지분율 2%p ↓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13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SK텔레콤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강화한다. 웨이브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OTT 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경쟁사가 콘텐츠 제작 역량을 모으는 가운데, 자회사 투자를 늘려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웨이브에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지분율을 기준 30%에서 36.3%로 확대할 방침이다. 웨이브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이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공시에 따르면 오는 4월 12일 19만858주를 증자할 예정이다. 출자금액은 주당 22만9658원으로 산정했다. 유상증자 진행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부채가 늘어나고 이자가 발생하면서 재무부담도 커진다. 유상증자는 부채 대신 자본총계가 늘어나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다만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이 감소한다. 


EPS는 당기순이익을 주식 수로, DPS는 배당금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EPS가 줄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인 PER는 상승하고 자본총계가 늘면서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하락한다는 단점도 있다. ROE는 회사가 자본을 사용해 어느정도 이익을 올리고 있는 지 나타낸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처럼 기업의 유상증자가 어떤 배경에서 이뤄지는지 파악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늘려 웨이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투자 규모를 키워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웨이브는 기존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하고 기획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지분율을 늘리면서 공동주주인 지상파 3사의 지분율은 23.3%에서 21.3%로 줄어든다. SBS, MBC, KBS 등 지상파 3사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론칭한 OTT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운영하던 OTT '푹(Pooq)'이 합쳐지면서 지난 2019년 9월 출시됐다. SK텔레콤은 당시 20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3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점했다. 나머지 지상파 3사는 각각 23%씩 보유했다.


출범 직후인 지난해 12월에는 교직원공제회 1000억원, 미래에셋벤처PE와 SKS PE가 조성한 펀드에 주요 금융사 20곳이 참여하면서 총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금 전액을 주식으로 교환할 경우 16.67%의 지분을 확보할 수있다. SK텔레콤은 당시 5년 내 IPO를 조건으로 연 20%의 기대수익률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SK텔레콤은 당시 가입자의 목표 달성에 따라 지분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기존 주주와 FI 투자자들에게 20%까지 지분을 사올 수 있는 것이다.


웨이브는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 따라 지난 2019년 매출원가는 1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63.4% 증가했다. 약 3945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은 40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1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에는 800억원 이상을 투입, '모범택시'와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 방송 드라마와 정치 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콘텐츠 투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오리지널 투자를 통해 방송사, 제작사, IP 홀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 제작사 발굴에 힘쓸 것"이라면서 "K-콘텐츠와 K-OTT플랫폼의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데 웨이브가 선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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