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역대 최대 IPO 인력 확보…'왕좌' 탈환 시동
경쟁사 인재난 속 여유 인력 확보 '고무적'…주관 입찰 경쟁 우위, 수적 열세 해소 전망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NH투자증권이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실무 조직을 구성했다. 공모주 시장 호황 속에 경쟁사들이 IPO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유 인력을 확보에 성공한 점은 고무적이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향후 IPO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PO 주관 실적 1위 증권사 지위를 탈환하기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ECM본부 인력은 이달 중 총 54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최근 영입에 성공한 9명 실무진들의 입사가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다. NH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 ECM 조직을 구성하게 됐다.


NH투자증권의 ECM본부는 IPO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김중곤 본부장(상무)을 수장으로 산하 총 3개 부서가 전방위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영입으로 NH투자증권은 IPO 실무진 수적으로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IB1본부, 59명)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IPO본부, 48명)와 비교해서는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는 IPO 업계 최상위 경쟁력을 지닌 '빅3' 증권사로 꼽힌다. 매년 IPO 주관 실적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왔다. 2018년에는 미래에셋대우, 2019년에는 NH투자증권, 2020년에는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왕좌'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의 인력 확대는 공모주 시장 호황에 대응한 조치다. 최근 IPO를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장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조직 확대를 꾀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현재 IPO 인력 확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다들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실무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점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여유 인력' 확보에 성공한 만큼 향후 알짜 IPO 주관사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사들의 경우 이미 수임해놓은 딜에 인력들을 나눠 배치해둔 상태라 추가로 주관사 입찰 경쟁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롯데렌탈, 쏘카 등의 IPO 주관사 입찰 경쟁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자 이해관계에 따라 한 곳만 택해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때 증권사 내부적으로 본인들의 딜에 집중할 수 있는 인력 여유가 있는지도 살펴보곤 한다"며 "NH투자증권의 경우 이번 조직 확대로 주관사 입찰 경쟁 때 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 모습이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2년만에 주관 실적 '왕좌'를 탈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지금까지 양보다 '질'에 집중해온 증권사다. 오랜기간 IPO 실무 역량 면에서 업계 최고 증권사라는 평가를 받은 덕분에 시가총액이 '조(兆)'단위로 예상되는 빅딜이 NH투자증권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40명대 조직으로도 주관 실적(공모 규모 기준) 1위 자리를 매년 노려볼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쟁사들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2배 이상 많은 IPO딜을 주관하면서 업계 실적 순위가 밀리는 부침을 겪어왔다.


작년 왕좌 경쟁이 수적 우위에서 밀렸던 대표적 사례다. NH투자증권은 작년 공모 금액 기준 최대 IPO 였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SK바이오팜를 모두 대표 주관했다. 주관 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연초부터 NH투자증권이 2020년 주관실적 1위 증권사가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총 15건(스팩, 리츠 제외)의 IPO를 주관하면서 단 9건의 IPO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단위 대형 IPO가 많지만 복수의 증권사가 공동으로 딜을 대표 주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실적)을 나눠가지게 되는 상황"이라며 "어떤 증권사가 얼마나 많은 IPO 딜을 주관했는지에 따라 연말 주관 실적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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