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푸르덴셜생명, 엇갈린 '희비'
그룹내 나홀로 적자전환한 'KB생명'…수익성·건전성 격차 '상당'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20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KB금융지주 산하 두 생보사의 실적이 엇갈렸다. KB생명은 2020년 한 해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푸르덴셜생명은 5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내 이익기여도를 높였다. 통합을 위한 선제 작업에 돌입한 두 회사는 격차를 좁혀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과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KB금융지주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생명은 2020년 순손실 2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반면 2020년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은 557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부터 KB금융지주 연결실적에 반영된 상황.  지난해 상반기 6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푸르덴셜생명의 연간 순이익은 1161억원으로 계산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지붕 두가족' 체제를 유지 중인 두 생보사의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지난해 실적은 두 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격차를 보여주는 단면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KB생명은 수익성이나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푸르덴셜생명에 한참 밀린다. 특히 올해부터 통합을 위한 선제작업이 시작된 상황이다. 중첩되는 사업 부문을 효율화하고 두 회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KB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10조4249억원, 같은기간 푸르덴셜생명의 자산총계는 25조1217억원이다. 현재 KB생명을 중심으로 합병 청사진이 그려지는 만큼, 덩치가 작은 KB생명이 여러면에서 앞서는 푸르덴셜생명을 품어야한다는 결론이다


수익성도 푸르덴셜생명이 한참 앞선다. 지난해 3분기 말 푸르덴셜생명의 영업이익률이 10.54%로 업계 최고 수준인 반면, KB생명의 영업이익률은 0.49%까지 떨어졌다. 비교적 변액보험 판매 비율이 높았던 전년동기대비 1.41%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KB생명은 연말 기준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인 관계로 수익성 지표 산출이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 역시 격차가 벌어졌다.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의 ROA와 ROE는 각각 1.48%, 10.67%를 기록했으며, KB생명의 ROA와 ROE는 각각 0.11%와 1.68%로 집계됐다. 푸르덴셜생명의 연말 기준 ROR와 ROE는 각각 1.04%와 7.68%, 3분기와 비교해 낙폭이 크지 않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 위주로 보험 상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온 반면, KB생명은 아직 저축보험의 의존도가 높다. 실제 푸르덴셜생명 전체 포트폴리오의 85%이상이 보장성보험으로 구성돼 있으나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80% 이상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유입됐을 정도다. 저축형 상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수입보험료 자체는 늘어나지만 손익효과는 미미하다. 체질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이는 건전성도 차이로 이어졌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428.9%로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KB생명의 RBC비율은 200% 초반을 맴돌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RBC 평균은 303.5%로 KB생명의 RBC비율은 평균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한 지붕 두 가족' 첫 해의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린 만큼, 경쟁력이 다른 두 회사의 합병 작업에 상당한 진통에 예상된다. KB금융은 현재 푸르덴셜생명 직원을 포함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를 중심으로 조직안정과 시너지 강화 방안, 전산개발 등 주요과제를 이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연말 기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총 자산을 합하면 약 33조원 이상의 생보사가 탄생한다. 이는 국내 생보업계의 7~8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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