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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충격 버틴 정유사, 신사업 발굴 '안간힘'
유가·정제마진 불확실성 ↑…재무부담 경감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10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정유업계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하 코로나19)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충격 회복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 '탄소 중립'에 발맞추기 위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화학설비 구축 등으로 높아진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산 매각 등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 동안 석유 위기라고 하면 대부분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관련이 깊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대폭 줄면서 유가와 정제마진이 크게 떨어졌고, 석유업체들은 수조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 탄소 중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을 포함, 전 세계 국가들은 배출한 탄소만큼 저감사업을 시행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들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업종은 전체 온실가스의 87%를 배출하는 분야다. 업계가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이 탄소 저감, 친환경 사업 분야 투자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정유업체들은 올해를 새로운 초석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모두 친환경을 비롯한 새 성장동력 발굴을 새해 전략에 담았다. 


친환경 분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전기차 배터리와 2차전지 소재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흑자 다지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 미국, 헝가리 등 생산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며 공급 가능 물량을 늘려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튬 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사업에도 뛰어들면서 소재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다만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경쟁업체들과는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실적 가시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10년을 만들 것"이라며 "석유화학 중심 기업들이 치명적 생존 위협에 직면한 만큼,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점 역시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은 정유사들 가운데 투자 부문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환경 관련 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스타트업에 출자하면서 미래 먹거리 기술을 발굴해나가고 있다.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개발도상국 정수시스템을 구축 및 관리하는 글로리엔텍과 휘어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벤처기업 리베스트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에쓰오일은 장기 성장전략 '비전2030'을 공개하며 기존 사업인 정유, 석유화학, 윤활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수소, 연료전지, 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역시 화학부문 실적이 본격 반영되면서 올해부터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난다. GS칼텍스는 올해 나프타, LPG 부생가스 등을 원료로 사용하는 화학설비 MFC의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 GS칼텍스는 올해 이로 인해 연간 4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롯데케미칼과 2조7000억원을 투입해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납사, LPG를 원료로 하는 화학 설비 'HPC'의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화학설비 투자 등으로 높아진 재무부담을 낮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유가와 정제마진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부채비율을 역대 최저 수준인 20~25%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무부담이 상당한 정유업체들은 극단적으로 현금 유출을 방지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 규모 줄이기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기준 정유 4사의 부채비율(연결)은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189.4%, 166.6%,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149.2%, 95.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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