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삼성' 만들 것" 이재용 최후진술 '울먹'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서 참회의 변…'뉴삼성' 구축 눈물로 약속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19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어렵고 힘들더라도 정도(正道)를 걷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 본인 주도로 삼성을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어 나겠다고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30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송영승·강상욱)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이 같은 심정을 전했다. 그는 약 20분에 걸친 최후진출에서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진술 중간 중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정에 선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오늘 전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무엇보다 파기환송심 재판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생겼다"면서 "이를 계기로 삼성이란 기업이 우리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준법문화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나아가 저 이재용은 어떤 기업인이 돼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는 화두에 대해 고심하게 됐다. 뒤늦게 깨달은 만큼 더욱 확실하게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문화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실제 삼성 내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최근 회의를 할 때 보면 그 전과 비교했을 때 이전에 하지 않던 질문들이 부쩍 늘어난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며 "'컴플라이언스팀은 뭐라고 하던가', '법무팀 검토는 끝났나', '준법감시위원회까지 가야하는 사안은 아닌가', '다른 문제가 될 요소는 없는가' 등 묻고 또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자랑할만한 변화는 아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정도를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의 발단으로 지목되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선친이 갑자기 쓰러졌고, 경황이 없던 와중에 박 전 대통령과 독대자리를 갖게 됐다"며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텐데, 그 일 때문에 회사와 임직원들이 오랫동안 고생했다. 많은 국민들께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회고했다. 덧붙여 "솔직히 힘들고 답답하고 또 참담한 시간이었다"면서 "하지만 제가 못났고, 제가 부족했기에 일어났던 일이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첨언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앞으로 저를 포함한 그 누구도 삼성에선 예외없이 엄격한 준법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중삼중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과도 정기적으로 만나 소중한 충고와 질책을 받아 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재판부에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죄를 물을 일이 있다면 모두 내게 물어 달라"며 "(박상진·장충기 등)옆에 계신 선배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다. 이 분들은 너무 꾸짖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에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또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7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8일 이번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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