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한화솔루션, 유증 배경은
재무구조 훼손 및 화학사업 부담 '최소화' 전략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4일 14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한화솔루션이 신재생에너지 사업 강화에 필요한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기로 결정,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화학사업부가 창출한 현금이 신규사업 투자금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최대한 줄이고, 재무구조 훼손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중국 태양광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려야 할 뿐 아니라, 아직은 초기 단계인 수소에너지 사업을 본격화 할 투자금도 필요하다.


하지만 신규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만큼 재무 상황이 여유롭지는 않다. 재무 부담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이 중 단기차입금의 비중도 높다.  한화솔루션의 지난 9월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6조6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3조2627억원(총차입금의 49.5%)이다. 반면 상환능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현금성자산 규모는 올해 3분기 각각 9695억원, 1조4791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총차입금 규모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4조4000억원, 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6000억원으로 6조원대를 훌쩍 넘겼다.


사업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갤러리아, 투자개발 사업부문의 흡수합병으로 화학사업부의 부담이 증가한 점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한화솔루션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화학사업부에서 창출한 현금을 화학사업부에만 쓰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태양광(큐셀), 첨단소재부문과 나눠쓰는 구조로 변했다.


여기에 최근 한화갤러리아, 한화투자개발을 흡수합병하면서 식구가 더 늘었다. 지난 8일 한화솔루션은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울주부동산부문 제외)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병 기일은 내년 4월1일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 실패로, 한화도시개발은 최근 이어져온 영업적자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계열사들로 꼽힌다. 


신용평가 업계는 "한화솔루션은 화학과 태양광부문의 양호한 현금창출능력에도 신규사업 등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충당하지 못해 외부 차입에 의존해 왔다"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만으로는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번 유증으로 유동성을 확대하면 우수한 현금창출능력과 진행하고 있는 자산 매각 작업(세부 계획 미정)을 더해, 현재의 과중한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유입자금은 전부 친환경에너지 사업 강화에 쓰인다. 한화솔루션이 이번 유증계획에서 발표한 신재생에너지사업 전략의 주요 골자는 '초격차'다. 가장 많은 자금을 차세대 태양광 기술에 투자하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투자금 약 1조원 중, 4000억원을 'N타입 모듈'과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페로브 탠덤 기술' 생산공정 구축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패널 시장은 현재 P타입이 장악하고 있다. N타입 모듈은 P타입보다 발전 효율을 높인 제품이지만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떨어져 아직까지는 점유율이 낮다. 현재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페로브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태양광 셀 위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형태로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현재 태양광 시장을 잡고 있는 태양광 셀의 효율한계가 29%인 수준인 데 반해, 탠덤 셀의 최대 효율은 44%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태양광 투자자금 6000억원은 분산형 에너지 사업과 미국과 유럽 내 태양광 발전소 투자에 각각 3000억원씩 사용할 계획이다. 분산형 에너지란, 기존의 대규모 중앙집중형 전력공급이 아닌, 친환경 에너지 등을 이용한 구역별 소규모 전력 공급 체계를 의미한다. 


수소에너지 사업 투자도 확대한다. 유증 자금 중 2000억원을 수소에너지 저장 및 유통, 또는 핵심기술 업체 인수합병(M&A)에 대부분 투입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미국 수소탱크 제조업체인 딜레이홀딩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미국 내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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