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고비 넘었지만…난관 예고된 통합의 길
기존 주주와의 이해상충·노선과 인력 재편 등 과제 수두룩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5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각 사)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한진그룹과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법원의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 기각 판결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의 고비를 넘었지만, 양사의 통합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주주와 기존 주주들과의 이해상충, 통합에 따른 노선과 인력 구조조정 등 양사 통합에 따르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차별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산은은 경영부실 속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나서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등의 일선후퇴를 요구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한진그룹과 산은간 이번 딜(Deal)은 일각에서 경영실패의 책임자로 평가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 매입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쏟았다.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해외 기관의 기업결합심사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독과점 문제가 걸려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그룹으로 묶이면 거대 항공그룹이 탄생한다. 양사의 지난해 기준 항공여객점유율은 54%(LCC 포함)에 달한다. 총 항공기 수는 300대가 넘어 세계 20위권으로 도약하고, 아시아 항공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5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거대 항공사의 탄생은 압도적인 시장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국내외 기업결합 승인의 문턱을 넘는 것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로 인정되면 기업 결합이 승인될 수도 있다. 앞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것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더불어 양사가 모두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해 거대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선 배분의 문제도 풀어야한다. 이는 노동조합의 반발을 불러올 수있다. 사업체계의 커다란 변화는 인력감축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현재 경영위기로 인한 순환휴직과 이에 따른 급여감소, 일자리 상실 우려 등으로 불만이 큰 상황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요인도 따른다.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 우려 등 재무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이 각각 700%, 2300%에 달한다. 산은에 따르면 양사의 2021년 부족자금은 약 4조8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통합시너지를 바탕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시장으로부터 약 2조5000억원의 자금조달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침체된 항공업황의 회복이 요원한 점은 여전히 부담요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으로의 매각 실패로 재무개선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최근 화물부문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재무적 펀더멘털 저하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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