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티맵 공사中 도로 "직진"믿다 '꽝'
"SKT 면책내용 설명 급급해" 황당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1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월 2일 저녁 8시 강모씨는 티맵 안내에 따라 공사 중인 도로를 운행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전방에 목적지가 있습니다"


'쿵' 소리와 함께 티맵에서 흘러나온 목적지 안내 멘트다. 멀쩡하던 도로가 갑자기 끊기면서 차량이 크게 튕겼다 주저 앉았다. 차량 하부가 아스팔트가 꺼진 경사로에 부딪혀 상당 부분 파손됐다. 지난달 2일 밤 8시, 충청도 지방도로에서 일어난 일이다. 


운전자 강 모씨(32) 차량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해당 도로는 가로등이 없어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다음날 밝은 시간에 사고 현장을 다시 찾았다. 위험 표시라고는 도로가 끊기기 약 20미터 앞 가드레일과 표지판에 가려진 '공사 중 100M' 팻말이 전부였다. 


수십미터 가량 아스팔트가 뒤죽박죽 뒤집혀 있었던 것으로 짐작컨데 공사가 상당기간 진행중인 상태였다. 


티맵은 왜 이 곳으로 길을 안내했을까. 원인은 네 가지 중 하나로 요약된다.

①시공 주체가 공사 현황을 지방자치단체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거나 ②지방자치단체가 한국도로공사에 보고를 게을리했거나 ③한국도로공사가 교통정보를 제때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도 아니라면 ④티맵의 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차질이 있었다면 빅데이터·인공지능(AI)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이 수 년간 공들여온 도로정보 공유시스템이 말짱 도루묵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을 기치로 한 관련 사업이 민관 차원에서 한창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몸집을 불리며 우리 시장을 위협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기술 확보 등에 여념이 없다. 정부는 정보 처리의 정확성을 제고하는 데 힘 쓰고, 기업은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의 경우 정확성과 안정성은 생명이다. 잘못된 정보가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티맵을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으로 육성중이다. 자율주행이 정확성과 안정성을 필수로 하는 만큼 관련 사업 확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율주행 분야에서 상당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범도시인 화성의 케이시티(K-City) 사업을 주도하고, 서울시로부터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올해 AI 전담 조직을 4개 더 신설하는 한편 모빌리티 사업단에 250명을 대거 투입중이다. 택시, 쇼핑, 주차, 비즈니스 등 교통 관련 다양한 어플을 출시하며 티맵 플랫폼을 변화를 모색중이다. 


지난 24일 티맵은 강 씨가 올린 고객센터 문의사항에 짧은 답변을 남겼다. 


"주행 당시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공사 정보가 취득되지 못해 주행시 안내하지 못했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제보한 구간을 현장 실사해 실제 도로 상황에 맞게 경로를 수정했으며 해당 도로는 공사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회사는 서비스 내용 및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정확성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면책 약관 내용을 안내했다. 


면책 사항 안내에만 급급한 사측 태도에 강씨 마음이 한번 더 '꽈당'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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