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데이, 다시 불지핀 EV 경쟁
3년내 2만5000달러 전기차 출시…"테슬라 주도 시장구도 공고화"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테슬라 '배터리데이')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세계 전기차(EV)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TESLA)가 향후 3년내 약 2만5000달러(한화 약 2913만원)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내세우면서 다시 한 번 전기차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22일(현지시간) 열린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발표한 내용은 ▲대륙별(상하이·베를린·오스틴 등) 공장 건설 ▲주행거리 54% 증가 ▲배터리 단가 56% 절감 ▲생산설비 확충 등이다. 기대가 높았던 신기술 발표 등은 없었지만 원가절감을 바탕으로 내연기관차와 경쟁이 가능한 약 2만5000달러(한화 약 2913만원)의 전기차 생산을 3년 안에 이루겠다고 밝힌 점에 완성차 업계는 주목했다.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바탕으로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전문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올해(1~7월)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는 약 19만대(시장점유율 24.3%)로 1위를 유지했다. 테슬라가 이보다 단가를 낮춰 고객접근성이 높은 모델을 출시할 경우 완성차업체간 보다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자료=SNE리서치)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연구원은 "모델3의 경우 자동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통합 차량제어 유닛 기술에서 도요타나 폭스바겐을 6년 앞서 있다"며 "기술적 우위 외에도 핵심부품 기술 내재화와 저비용 생산이 가능한 고도의 자동화 설비를 갖춰 소재와 공정 접근방식에 혁신을 추구하면서 타사 전기차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판매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테슬라는 궁극적으로 자체 개발 배터리 내재화 등을 바탕으로 비용을 절감해 고가인 자사 전기차에 대한 고객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개발한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 셀인 '4680'에 대해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늘어나고 비용 절감 효과는 14% 수준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야심찬 발표가 실현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지만 급성장을 예고하는 전기차시장에서 경쟁이 보다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평가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기술, 혁신, 자금력으로 배터리 원가 하락을 주도하며 전기차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라며 "배터리업체뿐만 아니라 완성차업체들도 기술 개발을 추진하며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이는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포하며 내년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간 약 10조원을 투자하고 기아차는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춰 2026년까지 전 세계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신규업체가 전기차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공격적으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전략적 제휴와 생산라인 구축, 중장기적 기술 내재화 등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가격경쟁력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현장(삼성SDI 천안사업장·LG화학 오창공장·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찾아 배터리 협력을 모색했다. 


이달 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기업 총수가 회동을 갖고 전기차와 배터리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시장점유율 1위인 LG화학을 중심으로 삼성SDI가 4위, SK이노베이션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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