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역작' SK바이오팜, 내달 2일 출격
1993년부터 신약개발…美 FDA 승인 신약 2개 '쾌거'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최태원 SK 회장의 27년 뚝심이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으로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SK㈜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의 자회사로,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최태원 SK 회장의 SK㈜ 지분율은 18.3%이다.


SK바이오팜은 최태원 SK 회장이 27년간 든든히 후원해준 기업 중 하나이다. SK㈜의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을 단순 물적 분할해 2011년 4월 신설된 회사다. SK바이오팜은 100%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 임상 개발과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의 설립 시기는 2011년이지만 신약개발 사업의 태동기는 199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SK바이오팜은 1993년 SK그룹이 성장동력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탄생했다. 지난 2002년에는 SK㈜ 내에 바이오팜 사업부가 출범했다.


일찌감치 글로벌 신약 시장을 타깃으로 중추신경계(CNS) 분야를 겨냥해 뇌전증 분야의 혁신 신약개발에 몰두해 왔다. 중추신경계 분야는 글로벌 전체 치료 영역 중 3위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27년에 이르는 신약 개발 결과, 최근 '잭팟'을 터트렸다. SK바이오팜이 지난해 7월 수면장애 치료신약 '솔리암페톨(미국·유럽 제품명: 수노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NDA 승인을 받고 출시한데 이어 주력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도 같은해 11월 미국 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로써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FDA 승인 혁신 신약을 2개를 보유한 유일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됐다. 이전까지 국내기업의 기술로 개발한 신약 중 FDA 관문을 통과한 제품은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2003년),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시벡스트로'(2014년),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2016년) 등 3개뿐이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최초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 등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 역시 독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직판을 위해 SK라이프사이언스의 영업·마케팅 인력도 채용했다.


미국 바이오산업협회(BIO)에 따르면 신약 개발 성공률은 9.6%로 매우 낮다. 신약개발 사업은 전 세계 기준으로 평균 1~2조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데 비해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 사업에 속한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출범 이후 8년간 연구개발비로 4800억원을 투입했다. 이처럼 위험성이 높은 사업에 과감한 투자가 단행된 데에는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있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 역시 세노바메이트 FDA 승인의 공(功)을 최태원 회장에게 돌렸다. 조 사장은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SK가 2001년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계속 지원해줬기 때문에 세노바메이트 개발이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SK바이오팜은 내달 2일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신약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하반기 연구개발비로 713억4100만원, 내년에는 1514억57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 상업화에는 올해 하반기 622억7800만원, 내년 1496억5700만원의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대부분 판매 조직 구축, 판매 촉진 활동 등 영업·마케팅에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뿐 아니라 바이오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상장 이후 주가 급등이 확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이후 학습 효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도 쇄도할 것이라는 게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슷하게 SK바이오팜의 공모물량이 적은데다, '몸값(공모가)'도 최대한 낮췄기 때문이다.


SK㈜는 SK바이오팜의 주식 65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SK바이오팜의 공모 주식 수는 1957만8310주다. 구주 매출을 포함하면 SK㈜가 전체 지분의 75%를 갖게 된다.


SK바이오팜은 몸값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증권가에서 SK바이오팜의 기업 가치를 최대 6조원까지 예상한 데 반해 주관사단이 확정한 기업가치는 4조7627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최근 SK바이오팜은 국내외 기관을 상대로 한 공모주 수요 예측 결과 경쟁률은 835.66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 4만9000원을 확정했다. 일반 청약 결과도 '대박'을 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은 오는 23~24일 진행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후의 학습 효과를 감안할 경우 이번 SK바이오팜의 상장은 SK에 상당한 수급 개선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 당시 SK바이오팜과 마찬가지로 유통주식 수가 20%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고평가 논란에 따라 국내외 기관들의 보유 비중이 상당히 적었던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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