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카타르 ‘잭팟’…철강업계 ‘가뭄의 단비’
韓 조선 ‘빅3’ LNG선 100척 수주 예약…2022년부터 철강 수혜 기대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14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한국 조선업계 ‘빅3’ 업체들이 카타르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를 따냈다. 그동안 조선업 침체로 함께 어려움을 겪던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이번에 수주한 물량을 본격 건조하기 시작하는 오는 2022년부터 선박 주자재인 후판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일(현지시간)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와 LNG선 관련 슬롯(정식 발주 전 건조공간을 확보하는 협약)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LNG선 100척 이상으로 한화로 따지면 23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조계약은 빠르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 수주는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한 것”이라며 “아직 정식 발주 전이라 향후 수주 규모는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선박 주자재인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LNG선 운반선 170k 표준선형 기준으로 약 2만5000톤의 후판을사용한다. 이번 카타르 프로젝트의 경우 최종적인 선박 설계가 나와야 정확한 양을 산출하겠지만 대략적으로 250만톤 이상의 후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향 후판 연간 공급 규모가 400만톤 내외임을 감안하면 반년치 이상을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사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후판 소비가 줄면서 공장 감산을 지속해오고 있는 상태다. 실제 후판 3사의 총 생산능력은 연간 1279만톤에 달하지만 국내 후판 명목소비(내수판매+수입)는 2017년 이후 3년째 900만톤을 채 넘기지 못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800만톤 중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조선업계의 대규모 선박 수주 소식은 철강업계에도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수주가 철강업계에 본격적인 수혜를 주는 시점은 LNG선 건조를 본격화하는 오는 2022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는 철강업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며 “하지만 이번 수주를 철강 주문으로 반영하려면 건조까지의 시차를 감안해 2022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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