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 CSP법인 손실 '속앓이'
지분법 영향 재무구조개선 ‘발목’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브라질 CSP제철소 투자가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자체적인 영업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합작투자회사인 CSP법인에 대한 대규모 지분법 손실과 추가 출자 부담을 떠안으며 재무개선 작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6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동기대비 16.3% 늘리는데 성공했다. 전세계 경제 불황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철강기업 대부분의 이익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선제적인 사업부 체질 개선 턱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익지표인 순이익은 1분기 오히려 마이너스(-) 1208억원을 기록하며 3년째 적자구조를 이어갔다.


동국제강의 대규모 당기순손실 이면에는 브라질 CSP법인 지분법 손실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CSP법인은 동국제강이 브라질 발레(Vale), 포스코와 함께 합작투자한 제철소다. 동국제강은 CSP법인 총 지분의 30%를 가지고 있다.


CSP법인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누계 당기순손실만 1조6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 추락에 따른 환차손과 하공정 부재에 따른 불안정한 판매구조 등이 원인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향후 실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CSP법인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면서 동국제강의 지분법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3년간 CSP법인에 대한 누적 지분법 손실 규모만 3893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에도 1090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며 사실상 동국제강 연결 순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경우 CSP법인 관련 부담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분기에도 CSP관련 손실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게다가 동국제강은 CSP법인에 대한 추가 출자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동국제강은 적자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CSP제철소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 합작사들과 CSP법인에 대한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동국제강은 2021년까지 CSP제철소 합작지분 30%에 해당하는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분할 지원해야 한다. 지난해 7월과 올 3월에 걸쳐 총 9000만달러(한화 약 1094억원)을 출자했지만 아직 6000만달러를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국제강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채 2000억원(연결기준)이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CSP제철소는 일관제철소를 보유하고자 했던 장세주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CSP제철소 건설은 2001년 장 회장이 동국제강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10년 이상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프로젝트였다. 2016년 고로 화입(火入) 당시만 하더라도 향후 동국제강의 미래를 짊어질 사업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동국제강 재무개선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자리하면서 일각에선 투자 실패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하공정이 없는 CSP제철소의 경우 타 일관제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를 내기가 힘든 구조다. 여기에 환차손과 ‘코로나19’ 확산 등이 겹치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CSP법인의 경영정상화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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