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유통·물류 직원 매달 2000명씩 늘려
올 1분기 월별 증가인원 2300명 육박...정착률도 개선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16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유통업계의 ‘메기’로 불리는 쿠팡이 올 들어 고용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각광받으면서 거래량이 폭증한 데다 이커머스업계 최상위권으로 올라선 쿠팡의 성장세 자체도 높았던 까닭이다.


12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풀필먼트) 소속 국민연금 가입자(회사 직원)는 총 3만2175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2만5307명)과 비교해 27.1%나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월별로는 2289명씩 고용인원이 확대됐다. 업계는 간접 고용인원인 쿠팡플렉서를 합치면 쿠팡군(群)의 직간접 고용인원이 3만5000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별로 배송 인원(쿠팡맨)이 주를 이루는 쿠팡의 직원 수는 올 3월말 1만56명으로 3개월 전보다 1024명 늘었다. 같은 기간 물류를 분류하는 쿠팡풀필먼트 소속 직원은 5844명이나 증가한 2만2119명에 달했다.


쿠팡群의 고용규모는 국내 기업들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이다. 쿠팡계열보다 고용인원이 많은 곳은 삼성전자(10만2668명), 현대자동차(6만8013명), LG전자(4만342명) 등 3개사에 그친다.


쿠팡이 고용을 확대한 배경은 독특한 사업구조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타 이커머스 경쟁사와 달리 직매입·직배송 시스템을 갖춘 곳이어서 쿠팡맨과 쿠팡풀필먼트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이커머스업계의 거래량이 확대되면서 고용확대의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물류센터를 확장하거나 신규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고용인원 또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지적돼 온 직원들의 정착률도 개선 추세다. 지난해 9월 한 달 간 쿠팡群에 입사한 근로자는 총 4094명인데 반해 퇴사자는 3508명으로 집계됐다. 입사자 대비 퇴사자 비중이 85.7%에 달한 까닭에 실제 고용인원 증가세가 더뎠다. 입사는 쉽지만 업무강도가 높아 배송·분류인력 할 거 없이 퇴사자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3월에는 이 비중이 71.1%로 떨어지면서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길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고용확대에 신경 써 오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정착률이 높아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 근로자들은 쿠팡이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처우개선 등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맨의 경우 배송 시간제한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극심하고 분류 직원들 사이에서는 늘어나는 거래량에 비해 인력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쿠팡풀필먼트의 한 직원은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는 건 맞지만 단기 퇴사인원 또한 적잖아 몰려드는 물류를 처리하기가 힘들 정도로 일이 많아졌다”면서 “급여인상 체계나 휴무일 지정, 휴대폰 수거 등 직원 불만사항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총 직원 수는 늘지만 숙련 근무자가 많지 않은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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