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빌린 LG유플러스, 올해도 어렵다
5G설비·콘텐츠 투자 확대 전망...5000억원 현대HCN 인수도 변수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0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차입금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현금흐름과 부채 비율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5세대(5G) 이동통신 설비투자 확대와 LG헬로비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로 자금을 끌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설비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한편 케이블TV 추가 인수 가능성도 있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총차입금(연결재무제표 기준)은 5조7716억원으로 전년대비 95.6% 늘었다. 새로 빌린 자금만 2조8000억원이 넘는다.  


단기차입금은 50억원 줄었지만 장기차입금은 1조602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산업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8500억원과 6000억원을 빌렸다. CJH제일차에서는 유동화 차입금 명목으로 1521억원을 대출받았다. 지난해 1조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공모사채 규모는 3조4400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사모사채 규모는 1447억원이다.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5조2755억원으로 전년대비 104% 불어났다. 재무안정성 지표 중 하나인 순차입금/EBITDA는 1.92배다. 2018년 말 비율은 1.0배다. 자본금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72%로 재무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모습이다.


부채총계는 전년대비 28.7% 증가한 10조591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44.11%로 전년보다 40.71%포인트 확대됐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의 부채비율이 각각 전년비 5.88% 포인트, 5.7%포인트 늘어난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설비투자규모(CAPEX)는 2조3265억원으로 전년보다 91.3%(1조1145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LG헬로비전 인수가 8000억원과, 인수에 따라 늘어난 순차입금 5052억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각사 IR 자료 참고

차입금 확대에 따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5년 만에 플러스(+)를 기록하며 1조2201억원까지 치솟았다. 갚은 돈 보다 빌린 돈이 그만큼 더 많았다는 얘기다.


2014년 LG유플러스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3095억원이었다. LTE 전국망 구축에 들어갈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순차입금이 4조4000억원까지 늘어난 탓이다. 이후 빚을 갚으며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4000억원에서 7000억원 가량 마이너스(-)를 보여 왔지만 지난해 다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투자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5G 관련 네트워크 구축 확대에 따라 CAPEX가 상당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를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LTE 대비 18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네크워크 구축에 따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인수도 변수다. 매각자금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현대HCN을 인수하려면 재무건전성 악화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돈 쓸 곳은 더 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콘텐츠 제작에 5년간 3조796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7500억원을 써야한다는 얘기다. 올해 만기되는 채권 500억원과 전환사채 3000억원도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19년 이후에는 자금소요가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5G 커버리지를 위한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적인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확대된 자금소요로 인해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 개선 속도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민 연구원은 “동사는 과거 잉여현금의 누적으로 충분한 재무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5G 도입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자수가 증가하여 현금창출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LTE 도입시에도 투자부담 증대 후 차입금 순상환 기조가 유지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확대된 자금소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12조3820억원,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68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8.9% 감소한 438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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