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회사채 5.5조 만기 상환 '빨간불'
키움캐피탈 등 차환 부진..채안펀드 단비될까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회사채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이달 차환 발행에 성공했지만 당장 내달 만기를 앞둔 기업들은 금융시장 경색이 지속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도 5조 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가 크게 떨어졌지만 자금조달 상황은 오히려 더욱 어려워진 캐피탈업계의 차환 발행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에 따르면 오는 4월중 만기를 앞둔 회사채 잔액은 5조 5603억원 규모다. 380개 기업이 발행한 5조7888억원 규모의 회사채 중 엘에스엠트론 등 9개 기업만이 옵션 행사 등을 통해 2285억원을 만기전 상환했을 뿐 대부분의 기업이 차환 또는 상환 부담을 안고 있다. 


기업별로는 GS가 가장 많은 3000억원의 미상환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2400억원), 롯데칠성음료(2200억원),  SK네트웍스(2000억원) 등 2000억원 이상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발행기업중 미상환 잔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곳만 해도 한일홀딩스, 만도, 하이트진로, CJ대한통운, 롯데호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LG CNS, SK머티리얼즈, 롯데푸드 풍산 등 23곳에 달한다. 


주요 그룹사중 SK그룹이 눈에 띈다. SK그룹은 각각 이달중 2건 이상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SK네트웍스(2800억원)와 SK머리티얼즈(2000억원)을 비롯해 SK텔레콤(600억원), SK건설(560억원), SK가스(500억원), SK해운(50억원)등이 651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상환 부담을 안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음료(2200억원), 롯데푸드(1000억원)을 비롯해 3건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롯데자산개발(총 350억원)까지 총 3550억원의 미발행잔액을 남겨두고 있다. 롯데호텔이 발행한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더하면 규모는 4750억원으로 늘어난다. 


신세계그룹 역시 신세계(500억원), 신세계센트럴시티(900억원), 신세계조선호텔(500억원) 등 1900억원의 상환부담을 안고 있다. CJ대한통운(1200억원), CJ제일제당(500억원), CJ올리브네트웍스(200억원) 등 CJ그룹 계열사 역시 19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상환을 앞두고 있다. 


금융및 보험 업종에서는 총 5건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메리츠캐피탈의 상환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키움캐피탈도 270억원가량의 미상환 잔액을 보유중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도 오는 4월 10일과 25일 각각 2400억원, 70억원 등 총 247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24일 10억원의 회사채 만기 부담을 지고 있다.  


다음달 회사채 만기를 앞둔 기업중 SK텔레콤(AAA)과 한국수력원자력(AAA) 등을 포함해 차환발행이 가능한 A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은 곳은 48곳에 불과하다. 


SK그룹 관계기업들은 SK해운을 제외하고 대부분 A-~AAA급이상의 우량 등급을 받고있어 만기 연장이나 차환 발행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4월 10일 2400억원의 만기를 앞둔 대한항공은 BBB+에 그치며 비우량회사채로 분류되고 있어 만기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3월에 비해 오는 4월들어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크게 줄어들며 차환을 위한 채권발행 여건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초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키움캐피탈은 200억원가량이 미매각되며 300억원을 조달하는데 그쳤다. 이달중 발행된 전체 회사채 순발행규모도 3조원을 넘어섰던 지난해 같은기간의 절반수준에 못 미치며 1조원을 겨우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불황 우려가 지속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상환부담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내부 유동성을 통한 상환에 한계가 있는 만큼 높은 이율로 차환 발행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마련중인 채권안정펀드나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통한 일부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안정화 정책에 힘입어 일부 회사채 만기 기업들의 상환 및 차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지원 범위가 마련되지 않은 만큼 상환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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