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자금조달 추진 '마켓컬리' 1조 밸류 노린다
기존 외국계 투자사, 후속투자 나설듯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5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가 '시리즈E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마켓컬리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외국계 주주들은 여전히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어 이번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배송의 선두주자로 꼽혔지만 최근 투자시장에서는 사업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유통 대기업들이 신선식품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컬리도 영업적자의 폭이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컬리에서 크게 신경쓰는 요소는 아니었다. 수익성 개선보다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컬리의 주주 중 가장 지분율이 높은 외국계 투자자들도 회사 측에 매출 성장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이런 계산이 맞아 떨어졌다. 지난해 컬리의 매출액 추정치는 4300억원 안팎으로 전년대비 17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매년 매출액이 2배 이상 성장하면서 가파른 매출 성장율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컬리의 성장세가 올해를 기점으로 서서히 둔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도 지난해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부터는 성장속도가 지금부터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둔화되는 듯 하던 컬리의 매출 성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오프라인 쇼핑 대신 비대면 온라인 쇼핑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컬리는 매출액 부문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이 요구한 중간 목표치, 즉 마일스톤을 충족하게 됐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투자 당시 마일스톤을 충족할 경우, 다음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컬리의 다음 투자유치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한 곳 이상의 외국계 투자사가 후속투자를 사실상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는 지난해 시리즈D 투자유치에서 6000억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시리즈E의 기업가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투자 이후 기준으로 기업가치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계 투자사들은 신주 외에도 시장에서 컬리의 구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 컬리의 표면적인 최대주주는 외국계 사모펀드인 세콰이캐피탈차이나로 알려져 있지만, 여러 비히클(투자기구)로 분산된 지분을 합산하면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마찬가지로 외국계 투자사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ST)로 파악된다. 반면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은 약 8% 내외로 DST나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보다는 훨씬 적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가 스타트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사례가 많다"며 "투자사들이 김슬아 대표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어, 경영진의 낮은 지분율이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시리즈E 투자는 외국계 투자자 주도로 이뤄지지만, 다른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투자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그 외에 다른 국내 투자자들도 구주를 매각할 의향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구주 유통시장에서 컬리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만약 컬리가 외국계 투자사들의 지원 아래 신주 발행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경우, 구주 유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1조원대 기업가치를 달성할 경우 '유니콘 스타트업'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 이번 시리즈E 유치는 컬리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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