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 '기업가치 2500억' 책정 기준은
2015년 CB와 동일한 단가…카카오게임즈, 우선주 매입 추진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는 가운데 엑스엘게임즈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섰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엑스엘게임즈의 기업가치를 4~5년전 전환사채(CB) 발행 당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해 투자자들이 별다른 재미는 보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3일 투자(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의 주식 424만여주를 약 1181억원에 취득한다. 카카오게임즈가 기존 보유하고 있던 주식과 더하면 총 주식수는 459만여주로 지분율은 52.97%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번에 취득하는 주식은 송재경 대표 등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와 신주를 더한 것으로 구주 투자는 약 881억원, 신주 투자는 약 300억원 수준이다. 


신주 투자의 단가는 주당 2만8800원이다. 현재까지 발행된 보통주, 우선주와 발행될 신주를 모두 더한 숫자에 2만8800원을 곱하면 약 2493억원이라는 값이 나온다. 즉 기업가치는 신주 투자 이후(포스트 밸류) 기준으로 25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책정된 2만8800원이라는 신주 발행가액은 엑스엘게임즈가 2005년과 2006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과 정확하게 동일한 가격이다. 당시 엑스엘게임즈는 키움인베스트먼트와 위메이드를 대상으로 50억원씩의 CB를 발행했다. 


엑스엘게임즈는 이후 몇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CB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신주 발행가액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CB 투자자인 키움인베스트먼트는 보통주로 전환청구하지 않고 상환을 택할 경우 약간의 수익을 내고 엑시트에 성공할 수 있다. 여러 재무적투자자(FI)들이 엑스엘게임즈의 주주로 포진해 있는데, 대부분 기존 전략적투자자(SI)로부터 구주를 인수한 투자자들이다.


구주 투자자들은 크게 다시 둘로 나뉜다. 우선 엑스엘게임즈가 과거 대만계 게임사인 기가미디어를 대상으로 우선주를 발행했는데, 이 우선주를 인수한 FI가 있다. 이외에는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FI들이다.


우선주의 경우 현재 카카오게임즈 측이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제시한 가격이 FI의 투자단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FI들은 투자손실을 감수하고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보통주에 대한 카카오게임즈의 지분매입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따라서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FI로선 별다른 엑시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엑스엘게임즈가 반등하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엑스엘게임즈는 자본잠식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출시한 기대작 '달빛조각사'도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엑스엘게임즈가 카카오게임즈와 시너지를 낼 경우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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