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매각가 2조원 이하로 추락?
美 추가 금리인하 등 수익성 악화에 매각가 낮춰서라도 '팔자' 분위기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현희] 푸르덴셜생명 매각가가 당초 매각 측의 제시금액인 3조원대에서 2조원 이하로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미국이 회계기준(US GAAP)을 강화한 데 이어,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에 따른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시사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매각 측의 움직임이 바빠졌기 때문이다.  


미국 본사 측은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되기 전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인수후보인 KB금융지주와 사모펀드들도 1개월간 이뤄질 실사를 보수적으로 진행할 분위기다. 따라서 매각가는 당초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 측이 푸르덴셜생명 매각을 서두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 측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하라는 시그널을 한국 측에 보내온 것으로 안다”며 “미국 회계제도 강화 및 이달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문제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기 전에 매각을 서두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 회계기준 변경은 푸르덴셜 생명의 매각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는 오는 2022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을 도입시 자본확충 문제가 불거질 보험사 중 하나로 푸르덴셜 파이낸셜을 지목한 바 있다.


새 회계기준은 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하고 관계회사 주식의 위험계를 높여 자회사 보유부담을 가중시키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 보험사들은 해외 계열사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해 회계에 반영해야 한다. 한국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 위주로 판매했는데 이 보험금을 모두 시가평가로 바꾸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이달 중 미국 Fed는 코로나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다. 금리 인하는 보험사에게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1월 예정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경제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국 본사 측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KB금융 등 인수후보들도 실사를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분위기다.


최근 생명보험사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0.46배, 한화생명은 0.16배 등이다. 푸르덴셜 생명이 매각가 기준으로 삼은 오렌지라이프(ING생명)의 당초 매각 PBR은 1배였으나, 현재 0.59배로 낮아졌다. 오렌지라이프의 현재 PBR을 적용하면 인수가는 2조원 아래로 추산된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 2018년 9월 지분 59.15%에 대해 2조4000억원의 가치로 신한금융에 매각됐다. 현재 가치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푸르덴셜생명은 2조원 이하로 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 등 인수 후보들도 일단 무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인수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권 발행 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인수금액을 책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사 분위기를 고려하면 한달 간 이뤄질 실사도 보수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며 “인수 의지가 있다면 너무 낮게 산출할 수 없는 만큼 인수후보들 간 눈치싸움이 만만찮을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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