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경영권다툼 속 숙모와 4촌은 '잇속' 챙기기
최은영 유수홀딩스 모녀, 한진칼 등 차익 매물 쏟아내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7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최은영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 회장 일가가 일 년 여 만에 다시 한진그룹 관련 주식을 매도하며 현금수혈에 나서는 모습이다. 2018년 말 보유하고 있던 한진과 한진칼 보유지분 전량을 내다판 데 이어 이번엔 대한항공 우선주 전부를 장내매도했다.


3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최 회장과 두 딸인 조유경·유홍 자매는 작년 12월 말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 우선주 전량(1만6517주, 0.02%)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현재 1만3033주(모녀 합산, 0.01%)를 들고 있는 대한항공 보통주만 유지중이다. 


앞서 최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복역중이던 2018년에도 두 딸과 함께 한진·한진칼 주식을 매도해 6억4000만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당시 한진그룹주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아·현민 자매의 갑질 및 비위 논란으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각각 이전대비 40%대, 80%대로 치솟았던 때다. 오너일가의 경영권 향배를 가를 핵심축으로 평가되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처음 경영참여를 선언했던 때도 이 때다. 


최 회장 일가의 대한항공 주식 매도 타이밍은 종전과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이번에도 최근 3개월새 최고점을 찍던 시점을 매도 시기로 택했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 세모녀가 우선주 전량을 판 시점은 작년 12월26일이다. 당시 역시 KCGI가 지주사인 한진칼 보유지분을 확대했다고 공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KCGI가 같은 달 23일 한진칼 지분을 15.98%에서 17.29%로 늘렸다고 공시하자마자 한진칼을 비롯한 관련주들이 잇달아 폭등했다. 대한항공(우)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튿날엔 일부 조정을 받아 2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KCGI의 공시 직전 거래일이던 12월 20일과 비교하면 53.8% 오른 수치다. 


이들 모녀가 거래를 진행한 같은 달 26일의 경우 이보다 떨어진 1만8600원에 장이 종료됐지만, 평소 1만4000원 중반~1만5000원 중반 선에서 거래되던 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 세모녀 입장에선 황금 매도 타이밍을 잡은 셈이다. 최 회장 일가의 평균 매도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보면, 평균치(1만4500원) 대비 약 6700만원 가량 이익을 더 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은영 회장과 조유경·유홍 자매가 들고 있던 주식은 2006년 최 회장의 남편인 故조수호(故조중훈 창업주 3남) 한진해운 회장의 사망으로 물려받은 재산이다. 최 회장과 두 딸은 한진,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등의 주식을 상속받았는데, 그 사이 상속재원 마련 등 명목으로 모두 내다 팔고 현재 남아 있는 한진 관련 주식은 대한항공 보통주 일부 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과 유수홀딩스는 이미 故조수호 회장 작고 이후로 경영상 남남이 된지 오래"라며 "또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적어 챙길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 아래 가장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시점에 보유 지분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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