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텍 자회사, 0%·無리픽싱 조건 EB 발행
노바텍이 원리금 지급보증…주가상승 기대감 큰듯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4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코스닥 상장사 노바텍의 자회사가 '제로(0) 금리'에 '리픽싱(교환가액 조정) 불가' 조건을 내걸고서도 교환사채(EB) 발행을 성사시켰다. 노바텍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노바텍이 55%의 지분을 보유한 강원자석기술은 29일 144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키로 했다. EB의 기초 자산은 강원자석기술이 보유한 노바텍 주식 71만9655주다. 교환가액은 2만원으로 144억원 어치 전량에 대해 교환권을 행사할 경우 투자자들은 강원자석기술이 보유한 노바텍 주식 전량을 확보할 수 있다.


강원자석기술은 노바텍의 최대주주인 오춘택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다. 스마트폰용 특수자석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노바텍과는 다양한 거래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까닭에 오 대표의 사익 편취 논란이 불거질 여지가 있었다. 오 대표는 결국 자신이 보유한 강원자석기술 지분을 노바텍에 현물출자하고, 노바텍의 신주를 교부받는 스왑 거래를 단행해 문제의 소지를 없앴다


이 거래로 인해 노바텍과 강원자석기술은 상호 출자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함과 동시에 비상장사인 강원자석기술이 노바텍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15%에 달하는 지분을 장내에서 매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과 같은 대안을 모색해야 했다.


노바텍과 강원자석기술은 사모 EB 발행이라는 묘수를 고안해냈다. 한양증권과 시너지IB투자, 하랑기술투자, 미래에셋대우,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NH투자증권, 오라이언자산운용, 화영스틸 등을 상대로 노바텍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EB를 발행한 것이다. EB의 만기는 3년이며, 표면이자율은 0%다. 교환청구는 발행 1주일 뒤인 2월 6일부터 만기 1주일 전인 2022년 12월 29일 까지다.


강원자석기술 EB에는 노바텍 주가가 하락했을 경우를 대비한 안전 장치 격인 리픽싱 조항이 삽입되지 않았다. 리픽싱은 기초자산의 주가가 하락한 만큼 교환가액을 낮춰 더 많은 주식을 교부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주가 전망이 불확실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EB의 경우 리픽싱 기회를 제공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손실 방지와 차익 실현을 동시에 가능토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원자석기술이 리픽싱 조항도 없는 0% 금리의 EB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것은 노바텍 주가에 대한 긍정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EB 원리금에 대해 노바텍이 지급보증을 서기로 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상 담보부 EB로 간주할 수 있어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노바텍과 강원자석기술이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EB 발행을 진행했다는 인식도 줬다.


노바텍은 201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 공모가를 1만원으로 책정했다. 노바텍 주가는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한때 3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잠시 주춤한 양상을 나타내며 1만원대 중후반을 오가고 있다. 노바텍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생산 거점을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고, 이같은 실적과 주가에도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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