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두산중공업
두산메카텍 흡수 효과는
③단기 재무비율 개선 기대…사업간 시너지 창출 과제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4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두산중공업의 두산메카텍 흡수 효과는 얼마나 될까. 재무구조가 악화된 두산중공업에 당장 유동성 확보의 길을 터준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두산메카텍을 활용해 큰 폭의 재무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산중공업이 두산메카텍과 결합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자본 확충과 부채비율 축소를 통한 재무비율 개선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자회사 두산메카텍 지분 100%를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한 것은 두산중공업의 재무비율 개선이 가장 큰 목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와 자회사인 두산건설에 대한 막대한 지원이 누적되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약화됐다. 실제 두산중공업의 올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4조2274억원(별도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5315억원 줄었다. 동기간 부채비율도 24.6%포인트 높아진 186.1%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두산메카텍 현물출자를 통해 두산중공업의 별도 자본총계는 3분기 말 대비 약 5.6%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약 9.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상장업체인 두산메카텍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3284억원, 부채 1258억원, 자본 202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두산의 두산메카텍 현물출자로 재무비율 개선은 물론 금융시장에 두산중공업에 대한 그룹의 지원 의지를 피력하면서 향후 현금조달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두산중공업이 두산메카텍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실질적인 현금흐름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과거 두산건설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6년 6월 현금 확보를 위해 디아이피홀딩스㈜에 두산메카텍 지분 100%를 매각했다. 당시 디아이피홀딩스는 ㈜두산이 100% 지분을 가진 특수목적법인(SPC)이었다. 이 때 지분 매각을 통해 두산건설은 1172억원의 실질적인 현금을 창출했다.


두산중공업은 그룹의 두산메카텍 현물출자를 통해 단기적인 재무비율 개선을 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 확보에도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두산중공업 측은 “이번 결합이 기존 발전사업 침체에 따라 새로운 사업부문 강화 차원의 조치”라며 “향후 플랜트 수주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양사의 시너지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메카텍이 외부기업간 결합이 아닌 특수관계자간 결합이기 때문에 그 동안에도 충분한 사업간 협업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따라서 두산메카텍이 두산중공업에 흡수되더라도 종전과 비교해 기존사업에서 획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기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두산메카텍은 지주가 보유하던 주요 자회사지만 지난해 매출액 2054억원, 영업이익 53억원 수준의 사업규모를 가졌다. 기존 두산중공업 사업에 큰 변화를 주기에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규모인 셈이다.


결국 두산중공업이 두산메카텍 흡수 효과를 배가시키려면 향후 두산메카텍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들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메카텍 인수가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주목 받지 못하던 사업부를 등장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두산중공업의 중장기 성장부문인 가스터빈, 해외원전, 소형원자로, 신재생 풍력 등과 어떻게 사업시너지를 결합시킬 수 있을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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