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WM 활용 IB 강화 총력전
WM고객 자산관리수요가 IB도약 발판..양 사업부 시너지 효과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14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승용 기자] 삼성증권이 해외 인프라 투자물량을 자사의 법인 및 고액자산가 고객들에게 재판매(셀다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사의 강점인 WM부문을 지렛대로 최근 증권사의 주된 수익분야인 투자금융(IB) 사업에서도 쏠쏠한 효과를 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해외 인프라 투자하고, 이를 구조화한 상품을 자사의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WM과 IB 양 사업부의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해외 인프라 투자 물량을 주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셀다운 하고 있지만 국내 VIP고객인 법인이나 고액자산가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주고 있다”며 “대체투자물량을 사모상품으로 만들어 고액자산가들에 판매하고 있는데 사모물량이라 자세한 내용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회사의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상품은 기관투자자와 리테일 고객을 모두 포함해 지난해 2조2000억원가량이 공급됐다. 올 상반기에만 이미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 대체투자본부를 설립한 이후 인프라 투자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경쟁 증권사들이 해외 대체투자를 강화한다면서 부동산 투자에 치중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0월 총액 9000억원 규모의 프랑스 덩케르크 소재 LNG터미널 지분인수를 시작으로 올해 프랑스 태양광발전소(715억원), 영국 XLT열차리스 지분(1067억 원) 등에 투자했다. 이어 독일 아마존 물류센터 인수에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핵심 고객층인 고액자산가 고객들은 해외 대체투자로서 인프라투자 상품을 선호한다. 대체투자에서 인프라투자는 부동산 투자보다 투자기간이 더 길다. 고액자산가들은 ‘장기적 자산관리’ 차원에서 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자사의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해외 대체투자물량을 셀다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다른 경쟁 증권사와는 차별화된 초고액자산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객수가 10만2000명에 이르고 이들의 평균 자산은 9억6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이 중견기업, 중소기업 오너들과 접점을 확대하면서 예탁자산 30억원이상의 초고액자산가 고객수도 무려 2000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사장 직속의 초고액자산가고객 전담본부(SNI본부) 소속의 30억원이상 고객수는 564명으로 상반기 말 기준 이들의 보유자산만 16조9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증권과 경쟁관계인 한 초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전현직 삼성 임원들이 보유한 거액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WM분야에서 타 증권사와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이렇게 자사의 강점인 WM을 지렛대로 IB 분야를 강화하려는 경영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구조화금융 수익은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IB부문에서 인수·자문수수료로 974억원을 벌었는데 구조화금융 상품수수료로만 631억원을 벌었다. 2017년과 비교해 구조화금융수입 증가분(262억원)이 인수자문수수료 수입증가분(274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구조화금융 수입은 48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102.2%나 늘어났다. 삼성증권이 올해 상반기 213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8.3% 뒷걸음질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돋보이는 성적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IB강화 전략은 자사의 최대 장점인 WM과 결합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속도전을 강조하기보다는 다소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인 성장 전략을 선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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