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CEO에 매각 성공보수…약일까 독일까
사장·부사장 최대 45억 성공보수 예고…적자매각·매각 위로금 감안 적절성 논란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4번째 도전에 나서는 KDB생명의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매각 작업을 주도할 임원진에게 대규모 매각 성과보수까지 약속하는 등 적극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매각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매각 성공보수는 정재욱 사장의 경우 5억~30억원사이에서, 백인균 수석부사장 내정자는 사장 성과급의 최대 50% 수준으로 예고됐다. 최종 매각 금액에 따라 달라지지만 사장과 수석부사장이 매각을 통해 최대 45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KDB생명의 매각 성공보수 제안은 가능한 빠른 매각을 원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과 수석부사장의 보수가 동업계 대비 낮다는 판단에서 성공보수 도입을 통해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매각 기업의 임원에 대해 지급되는 매각 성공 보수의 적정성 여부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매각작업을 주도한 주선인 등에게 매각 성공시 일정수준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매각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크게 높이며 인수시장내 매력도를 높인 공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성공보수 규모는 매각 가격의 최대 3% 안팎에서 정해진다.


하지만 KDB생명은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인데다 투입금액 대비 매각가격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성공보수 지급여부에 대한 논란이 높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6500억원이지만 KDB생명의 경영정상화 추진 등에 쏟아부은 자금까지 고려하면 산업은행이 투입한 자금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KDB생명의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64억원 순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내 2400억원의 자본확충을 예고하며 지난 6월에는 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그럼에도 인수합병 시장에서 KDB생명의 매력도는 높지 않다. KDB생명이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덩치를 키운 상황에서 향후 신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등을 앞두고 있어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등의 매각 가능성도 있다. 매각가능성이 높지 않고 매각에 따른 투자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원에게 매각 성공보수까지 인정해 줘야 하느냐는 비난이 가능하다.


M&A 업계에서는 사장과 부사장에 대한 성공보수가 오히려 매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적극적인 매각 추진을 독려하기 위해 성공보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까지 더해질 경우 매각가격을 놓고 원매자와의 합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매각 성공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이사회 의결이 이뤄진 것은 맞지만 무조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공보수 도입은 매각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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