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금융위에 공매도 폐지 청원서 제출 현장

“공매도 세력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주식 시장,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입니까?”


[신송희 기자] 대한민국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17일 오전 11시 이곳에서 소액투자자들의 땀과 아픔이 묻어 있는 ‘공매도 폐지’ 청원서가 제출됐다.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에도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장화식 대표와 홍성준 사무처장은 굳은 다짐을 한 듯 입술을 꽉 닫았다. 한 손에는 ‘공매도가 주식시장을 투기장으로 만든다’라는 푯말을, 다른 한 손에는 ‘공매도 폐지’를 위한 10만 시민의 청원서가 놓여 있다. 기자가 도착한 곳에는 이미 카메라가 현장을 포착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이번 공매도 폐지를 위해 증권 포털 사이트 팍스넷은 피해를 보고 있는 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 10만 시민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서명 운동은 팍스넷 홈페이지에서 지난 10월 13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됐으며 해당 게시글에 62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주식시장을 들끓게 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 대표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허용한 공매도가 오히려 주가 변동성을 키워 시장 불안감을 조성하고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며 청원서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공매도 허용으로 외국투기자본의 배만 불리는 것”이며 “시장 참여자 다수의 이익을 위해 공매도 금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예정된 시간이 되자 장 대표는 들고 있는 300페이지가량의 두꺼운 서류 봉투를 해당 직원에게 건넸다. 주변에 있던 사진 기자는 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으며 담당 직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많은 양의 내용이 궁금한 듯 그 자리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 내용을 훑어봤다. 현장을 취재하러 온 기자는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렇게 10만 명의 투자자들이 참여한 청원서는 힘을 합친 결과로 금융위원회에 전달됐다. 다만, 그 결과는 언제 나타날지 아무도 장담할 순 없다는 표정이다. 공매도 폐지 서명 운동을 진행했던 팍스넷 윤유석 부장은 “이번 공매도 폐지 청원서 제출은 투자자들의 노력이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공매도 폐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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