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가 발목 잡는 한진해운

[김진욱 기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한진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본업이 부진한데다 부실덩어리 현대상선을 떠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진해운 때문이다.


21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1월 이후로 6개의 증권사가 한진칼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IBK투자증권은 4만7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유안타증권은 3만5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낮췄다. 대신증권과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현대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5000원~1만6000원 내렸다.


실제로 한진칼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4월 3만82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18일 2만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15일에는 52주 신저가인 1만8250원까지 떨어졌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성장과 칼호텔네트워크의 호텔 신축 등 핵심 자회사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진해운의 주가 하락이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한진해운의 본업인 컨테이너선 업황은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급 과잉이 지속돼 운임 인하가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선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대. 본업 부진에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Maersk)마저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상선과의 ‘합병설’도 한진해운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부채비율 980%, 순차입금 4조원에 이를 정도로 엉망이다. 게다가 현대상선 또한 컨테이너선 중심이고 해운 노선이 많이 겹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어렵다.


대한항공 또한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항공은 3분기 누적 기준 49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외환차손(1571억원)과 외환평가손(6394억원)이 컸다. 대한항공의 주가도 한진칼과 같은 신세다. 지난 4월9일 5만4600원이었던 대한항공 주가는 전일 2만8550원에 장을 마쳤다. 고점 대비 50%가량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자회사 등을 반영한 한진칼의 순자산가치(NAV)를 고려하면 현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면서도 “한진해운대한항공의 존재감이 워낙 커 당분간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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