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상폐 위기서 꺼내든 유증 카드…성공 가능성은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불과 3년 전인 2012년 11월, 16만20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1일 현재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1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2009년에서 2011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대량으로 받은 덤핑 수주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유가 하락까지 겹쳐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약 1조5127억원의 영업손실과 1조33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2017년까지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3년 10월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해 오다 지난달 11일에는 커버리지(분석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현대증권과 이베스트증권도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74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상장 폐지 위기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3500억원 상당의 본사 사옥 매각, 구조조정, 전 직원 1개월 무급순환휴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계열사 이직, 명예퇴직 등으로 직원수는 9월말 기준 6382명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506명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직원수가 700여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잠식 탈출을 위해 삼성엔지니어링이 꺼내든 가장 강력한 카드는 유상증자다.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이 6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내년 3월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증자가 성공한다면 자본총계가 9280억원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상증자의 성공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유상증자 가격과 주식수가 유동적이며 실적개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 대규모 실권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유증의 성공 필수조건으로 삼성SDI, 삼성물산 등 그룹 계열사의 참여를 든다. 9월말 기준 삼성SDI와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각각 13.10%, 7.81%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벌써 이들 계열사가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실제 참여에는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대규모 실권 발생으로 원하는 수준의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일반 공모를 추가로 진행하고, 우리사주조합에 20%를 배정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인수증권사로는 K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DB대우증권, 하나금융투자가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예정가를 1만2000~3000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