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 확대 심각

[배요한 기자]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분기 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진 후 3분기에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률이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이미 1000%에 육박한 상황으로 재무건정성 악화가 심각하다.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385억원과 693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21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은 1조3338억원, 영업이익은 312억원, 당기순손실은 무려 876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존 계열사들의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2분기 4.73%에서 3분기에는 19.8%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02.89%에서 997.4%로 크게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항공주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59%다. 항공산업 특성상 부채가 타 업종 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업계 평균 대비 2.8배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대해 23일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메르스의 여파로 인바운드 고객이 줄어 9월까지는 실적악화가 진행됐다”면서 “또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급격히 늘어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이 1367억원에 달해 실적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12월에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외화부채가 외환환산손실로 확대될 공산이 커 4분기 실적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매도가능 증권만 해도 3324억원에 달해 유동성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본잠식이 확대돼 계열사 지분매각이나 외부 자금조달에 나서야 할 처지다. 지난 18일 아시아나항공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818억4400만원의 단기 차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 총액은 2828억4400만원으로 증가했고 늘어난 이자 비용은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별도기준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보상배율은 0.87배에 불과하다. 올 3분기까지의 누계로 본다면 0.16배로 더욱 낮아진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자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1배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지불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회사 관계자는 “에어서울을 설립해 만성 적자노선을 대체할 예정”이라면서 “전체 매출은 줄겠지만 순이익 측면에서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여행 성수기 지역 중심으로 여객기를 단기적으로 증편할 예정에 있고, 연말 연시에는 물동량 증가가 예상돼 유럽과 미주 중심으로 화물운송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익률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로서 유상증자 등의 자금조달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월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의 신용등급을 이전등급인 ‘BBB+’에서 ‘BBB’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경기침체, 항공사 경쟁심화 등에 따른 중장기 사업전망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며 “항공기 등 투자 관련 재무부담 증가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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