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기자] 방송 디지털화 완료로 인한 규모 축소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셋톱박스 제조 상장사들이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셋톱박스는 디지털 방송 수신 장비로 TV를 네트워크와 연결해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시청할 수 있게 한다. IPTV와 위성방송이 보급되면서 가계에 폭발적으로 보급됐지만 방송 디지털화가 마무리되면서 보급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스페인에서 셋톱박스 없이 IPTV를 시청할 수 있는 ‘셋톱프리’ 서비스를 시작했고, LG전자도 지난달 TV와 셋톱박스를 결합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관련 업계는 해외에서 인정받은 소수 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내수 시장을 주 무대로 삼던 코스닥 상장사들은 사업 영역과 사명을 변경하고, 신규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마제스타는 종합레저기업으로 탈바꿈했고, 포티스는 전자상거래·의료관광 등의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1998년 설립돼 셋톱박스와 블랙박스 등을 제조하던 제이비어뮤즈먼트는 올해 2월 마제스타카지노를 운영하던 자회사 마제스타를 흡수·합병하고 업종과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2886㎡ 규모의 제주 신라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마제스타는 지난해 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셋톱박스사업부를 향후 청산할 계획이다.
포티스는 전자상거래업체 에스엠티를 인수한 뒤 한국과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임직원 복지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 대상 의료관광 플랫폼 사업도 준비한다. 현재까지 포티스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셋톱박스에서 나오는 상황으로 지난해 매출액 121억원에 영업손실 7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3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유료 방송 셋톱박스 시장 규모는 153억달러를 기록해 2013년 159억달러에 비해 4%가량 감소했다. 셋톱박스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02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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