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합병 반대한 국민연금, '삼성 합병'도 반대?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국민연금이 SK와 SK C&C의 합병에 대해 합병 비율 산정의 불공정 등을 이유로 반대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할 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일환으로 SK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는 분석과 삼성 건과 별개로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반대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물산 측 소액주주는 “SK합병 건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삼성물산 측에는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연금은 불공정한 판단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합병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나서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주식 10.15%, SK지분 7.19%, SK C&C의 지분 6.06%를 가지고 있다. SK의 경우 국민연금이 2대 주주이지만 사실 SK측의 우호지분이 충분해 국민연금이 반대한다 해도 합병이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건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 측에서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며 합병반대 의견을 낸 상태다.
현재 삼성물산 측 우호 지분은 KCC지분을 합해 19.8%, 엘리엇이 7.12%를 가지고 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약 2.45%, 외국인투자자는 26.63%, 그리고 국민연금이 단일주주로는 가장 높은 10.15%를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 기관들은 합병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고, 외국인투자자들은 엘리엇 측에 우호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반대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한차례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인터넷 카페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의 운영진들은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경우 카페 명의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국민의 공공 재원과 개인 주주들의 손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 부당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사용되지 못하도록 방법을 강구 하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ISS보고서는 내달 2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다. ISS는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업체로 글로벌투자자들은 ISS보고서 권고를 토대로 주총에서 찬반을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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