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엘리엇 효과 보나
캡처.JPG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지난해 삼성물산과 의결권 분쟁을 일으켰던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이 전일 삼성전자에 ‘주식가치 강화(Samsung Electronic Value Enhancement Program)’를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서신을 통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삼성전자 홀딩스-삼성전자 사업회사) △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 △30조원의 특수배당(혹은 1주당 24만5000원 배당 지급/배당수익률 15.1%)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KRX/NASDAQ 공동상장 △독립적인 3인의 사외이사 선임 △금산분리(전자지주, 금융지주설립)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윤태호·김서연 연구원은 6일 “과거와 달리 엘리엇은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 보다 △삼성전자와 오너일가가 이룬 과거 업적을 지지하고 △지주 전환을 통한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제안의 배경은 삼성전자의 저평가 해소이지만, 사실상 삼성이 스스로 꺼내기 힘들었던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 전환의 명분을 엘리엇이 세워 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즉, 엘리엇이 삼성그룹이 스스로 내세우기 힘들었던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전환 명분을 세워줬다는 평가다. 이는 갈등 요인이라기 보다는 지배구조개편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삼성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기대된다.

다만 윤 연구원은 “특수배당 30조원과 연간 FCF의 75% 주주환원정책은 삼성전자의 연간 순이익 23조원을 고려 할 때, 다소 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엘리엇은 애플의 FCF 대비 주주환원율 80%, 퀄컴 FCF 대비 주주환원율 75%를 고려해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상향하라고 요구했다. 참고로 2015년 애플은 향후 4년간 215조원의 재원을 주주환원정책에 사용할 것을 발표했고, MS는 최근 44조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윤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위해서 대규모 주주친화정책을 예상했기에 엘리엇의 요구는 걸림돌이 되기보다 결국 삼성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규모, 정책, 스케줄의 문제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 “특수배당 시 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법인, 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 오너일가, 공익재단 등에게 전체 배당의 약 30%가 지급될 것이며, 삼성전자 홀딩스·삼성물산은 해당 재원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게 될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삼성이 아닌 엘리엇이 화두를 던졌지만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 △순환출자·금산분리 이슈를 통한 지배구조의 투명성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라는 명분이 충분이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