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성적표⑨]엔알케이 김철 대표, 때늦은 책임 경영…해결 과제 ‘산적’

[신송희 기자] 엔알케이에게 지난 2년은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이었다.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과정에서 무자본 인수 합병(M&A) 논란에 휩싸였고 4년 연속 실적 부진으로 관리종목 지정과 함께 1년5개월간 거래정지가 됐다.



1.jpg



김철 대표는 1978년부터 엔알케이(구 피앤텔)를 이끌어온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다. 한 때는 2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성장 궤도를 달렸던 엔알케이는 삼성전자 수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영업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 적자 지속에 경영권 법적공방까지



2.jpg




엔알케이의 매출액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3년까지 매출 1440억원을 기록했던 엔알케이의 지난해 매출 230억원이다. 2014년 매출은 636억원이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012년(328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237억원), 2014년(241억원), 2015년(114억원)까지 4년 연속 적자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2일 “삼성전자를 대체할 만한 고객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 등 해외 고객사의 경우 단가가 맞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엔알케이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안은 수익이 나지 않는 계열사(미래산업, 휴메릭,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매각과 생산 중단 등 구조조정이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25.8%를 차지하는 국내 핸드폰케이스 사업을 포기하고 무선해드셋 사업부에 집중하고 있다.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공방 역시 김 대표에게는 장기간 악재로 작용했다. 2014년 4월 최대주주였던 김철 대표가 와이엠코퍼레이션과 300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엔알케이(구 피앤텔) SPC측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해당 주식을 놓고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반년간의 경영권 문제는 2014년 10월 재판부의 ‘승소’ 판결에 따라 일단락 됐다.

경영권 문제는 한시름 놓았지만 여전히 사업에 대한 부실 문제는 남았다. 2014년 2월 한국거래소로부터 내부결산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그해 5월 기업의 계속성 및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해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상장폐지 문턱까지 갔던 엔알케이는 이의신청 접수 이후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고, 결국 지난 5월 한국거래소는 엔알케이의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다며 거래 재개를 알렸다.

◇상장폐지 우려 벗어났지만...‘불안’은 여전

엔알케이가 상장폐지 우려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미 한차례 경영권 매각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김철 대표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상장폐지 사유 해소 다음날인 5월21일, 김철 대표와 특수관계인 정영미 씨는 보유 주식 794만주(지분율 47.26%)에 대한 자진 보호예수 기간을 오는 2017년 8월2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라며 “최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다시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1차 과제는 ‘관리종목’ 해제다. 엔알케이는 관리종목으로 2년 연속 법인세차감전 손실률 50% 이상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관리종목에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면서도 “고정비를 최대한 줄여 실적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