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사우디 석유장관 교체…신흥국 ‘자원의 저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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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21년 만에 교체된 가운데, 추가 원유 증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한 신흥국의 경기 침체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10일 “무함마드 빈 살만이 6명의 장관 교체와 일부 부처 개각을 주도했다”며 “1년간 보여준 정책 노선은 △시아파 압박(예멘침공) △석유 증산지속 △합의불가 △아람코 상장 등 강경 일변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사우디 주도의 장기 저유가 흐름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에너지 업종 간 인수합병과 신흥국의 리스크(dutch disease risk, 일명 자원의 저주 위험성)가 한층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교체는 현 국왕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 서열 2위 무함마드 빈 살만(85년생)의 ‘저유가, 에너지 기업 인수합병’ 등 강경한 석유 증산 정책 노선 강화를 의미한다.

이 여파로 신흥국들은 ‘자원의 저주’에 빠지며 투기 세력의 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시장 참여가 우려되는 모습이다. 여기서 ‘자원의 저주’는 자원에 의존해 급성장한 국가가 물가 상승 및 환율 하락(통화가치 상승)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잃고 위기에 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내 증시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속적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알-나이미 석유부 장관 경질은 사우디의 석유정책 중심이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에서 왕실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테크노크라트들은 경제와 실물수급에 의거해 중기 전략을 수립하지만 모하메드 왕자에게 중요한 것은 정치”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국내외 정치 상황에 따라 사우디의 석유 정책 노선이 갑자기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국제 유가에 양방의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무엇보다 유가의 하방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제는 물가 안정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국가별로 보면 셈법이 복잡하다. 특히 자원부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으며, 그 여파는 우리나라 같은 수출 중심 국가에 악영향을 준다.

이처럼 저유가가 지속되면 또 다시 건설업, 운수장비, 철강금속, 기계 등 저유가 피해주들이 약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재차 신저가를 향해 하방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가진 건설사들의 부진도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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