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③]골프존 “복귀없다” 부인하지만…김원일 전 대표 컴백설 ‘모락모락’

[신송희 기자] 스크린 골프 국내 1위 골프존은 김영찬(69) 회장과 아들 김원일(41) 부자가 지난 2000년에 만든 회사다. 불과 16년 만에 ‘벤처 신화’,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한때 시가총액 1조원에 육박했던 이 기업이 이제는 ‘갑질’ 논란으로 회사 안팎으로 잡음이 거세다. 골프존 화제의 중심에는 최대주주면서 후계 0순위인 김원일 전 대표가 있다.



김원일 골프존 전 대표.png



김 전 대표는 김영찬 회장의 외아들로 고려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했다. 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2008년 7월부터 재직하다가 2010년 5월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리고 2013년 돌연 대표 자리를 내려놨다. 코스닥에 상장한 것은 지난 2011년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김원일 전 대표 복귀수순?

골프존은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

지주회사 전환은 통상 오너들의 보유 지분이 충분하지 않을 때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카드다. 반면 골프존의 경우는 김 부자가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사실상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이 완성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26일 “지주회사 전환의 명분으로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안정성을 증대를 내걸었지만 골프존의 상황과는 맞지 않다”면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역시 대부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있는 김원일 전 대표의 경영 복귀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주회사 전환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골프존그룹 지주회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한 만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룹을 이끌수 있는 여건을 완비했다는 의미다.

골프존은 지난해 일적분할 및 물적분할 방식으로 골프존유원홀딩스와 기존 스크린 골프 사업을 영위하는 골프존, 골프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골프존유통으로 분할했다.

김 전 대표는 인적분할 당시 공개 매수에 참여해 지주회사인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지분율을 높였다. 당시 골프존유원홀딩스는 분할 직후 지주사 편입을 위해 골프존의 지분 20.28%를 취득했고 골프존 주식 1주당 골프존유원홀딩스 신주 9.752주를 나눠주는 조건으로 주식을 공개 매수했다.

김 전 대표의 골프존 지분율은 당시 38.18%에서 18.18%로 줄어든 반면,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지분율은 38.18%에서 55.82%로 늘었다. 이로써 김 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 골프존유원홀딩스를 중심으로 골프장 운영사업, 유통사업, 게임사업 등의 체계를 갖춘 셈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경영 복귀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영을 맡지 않고 있고 앞으로의 계획도 없다는 설명이다.

주식 매각·배당으로 수입 ‘짭짤’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은 지난달 ‘골프존 갑질만행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골프존의 부당한 코스 사용료 착취와 무차별 시스템 판매에 따른 시장 과포화로 업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프존 지배구조.jpg



반면 오너일가의 수입은 천문학적이다.

지난 3월 김 전 대표는 골프존유원홀딩스 200만주(4.67%)를 시간외매매(블록딜) 하면서 163억원의 이득을 취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골프존유원홀딩스 200만주를 팔아 총 159억원에 돈을 챙겼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의 지분율은 55.82%에서 8.96%p 감소했지만 남은 지분은 46.86%(1991만2061주)에 달한다.

여기에 수백억원의 배당 수익은 덤으로 가져갔다. 골프존유원홀딩스는 최근 보통주 1주당 850원을 현금 배당을 결정해 김 전 대표가 총 139억원의 배당을 받게 됐다. 김 전 대표는 계열사 골프존 배당을 통해서도 46억원을 받았다. 주식과 배당만으로 수백억원의 이득을 본 셈이다.

김 전 대표의 대량 매도와 함께 골프존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4월 1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25일 기준 7890원으로 반토막났다.

회사 관계자는 “김 전 대표의 보유 지분 매각은 개인적인 것으로 알 수 없다”며 “앞으로도 할 계획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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