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 수면위로
[여행업계 지각변동-하나투어]② PEF 등 논의 지속…박상환 회장, 2세 승계 가능성은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하나투어 지배구조에 언제쯤 변화가 발생할까. 세명의 창립멤버 가운데 한 명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제기된 지분구조 및 경영권 변동 가능성이 다시 조심스럽게 수면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 2세승계가 쉽지 않은데다 여행업 시장까지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인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상황이다.



하나투어는 설립 이후 최근까지 3인 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모두투어에서 합을 맞춰온 박상환 회장과 권희석 수석 부회장, 최현석 전 부회장 3명이 경영을 맡았다.


박 회장은 고려여행사에 공채로 입사한 뒤 근무하다 뒤이어 입사한 최 전 부회장을 만났다. 이들은 고려여행사에서 나와 현 모두투어 우종웅 회장과 국일여행사를 차렸다. 박 회장은 우 회장과 이견이 생기면서 최 전 부회장과 회사를 나와 국진여행사를 창업했다. 하나투어의 전신이다. 박 회장과 중학교 동창인 권 수석부회장도 창립 멤버로 함께 참여했다.


세 사람은 사업상 주요 의사를 함께 결정했다. 한 사람이 반대표를 행사하면 사업을 실행하지 않을 정도였다.


3인 경영체제가 흔들린 것은 2016년부터다. 세 사람은 이때부터 경영권 매각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찾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내 굴지의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인 IMM PE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해 딜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최 부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2017년 초 임원직을 사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가 물러나기 전인 2016년 박 회장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18.61%인데 이 가운데 박 회장의 단독 지분은 7.83%였다. 권 수석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의 지분은 각각 5.4%, 3.6%를 보유했다. 최 전 부회장이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되면서 박 회장의 지분(특수관계인 포함)은 18.61%에서 15.01%로 줄었다.


2인 경영체제로 변하면서 최대주주의 지분이 4% 가까이 줄었다. 올해부터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실적도 부진하다. 숙원사업이었던 면세점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다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의 등장으로 영업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동업자가 있는데다 보유지분율이 낮아 2세 승계가 어렵자 경영진들은 줄곧 변화를 꾀하기 위해 알아본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지분은 7%대에 불과해 상속·증여세를 제하고 2세에 물려주더라도 지분율이 고작 한자리수 초반에 머물 전망”이라며 “이 정도로 경영권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세 승계를 위해서는 박 회장이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오너일가가 유증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박 회장 일가가 이를 추진할 자금 여력이 충분할지는 미지수다. 박 회장의 딸과 아들은 각각 통합브랜드마케팅부, 글로벌사업부에서 차장, 대리 직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 회장이 현재까지도 여전히 지분 매각 의사를 갖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국내 PEF와 투자 관련 논의를 여전히 진행하는 것으로 볼 때 경영권 매각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과거 경영진들이 투자자와 접촉한 이유는 단순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경영권을 매각하려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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