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빅뱅
불붙은 주도권 쟁탈전, 최강자는
① 카카오·네이버·넥슨 3강 ‘재격돌’

[편집자주] 암호화폐는 혹한기를 맞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혁신성은 어느새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만든 컴퓨터와 칩으로 채굴이 이뤄지고 있고, 여전히 코인거래소에는 매일 수십조의 돈이 오가고 있다. 세계 각국은 규제의 칼을 들이대면서도, 동시에 과세의 수단으로 길들이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광풍이 몰아친 뒤 사그라드는 동안, 물밑에서 블록체인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뤄져 왔다. 그 주역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총 6회에 걸쳐 테마별로 짚어본다.


[팍스넷뉴스 뉴미디어연구소장] ‘카카오,네이버,넥슨 그리고 수많은 신흥기업들’


[팍스넷뉴스] 과거 인터넷 시대의 영웅들이 블록체인 진영에서 다시 맞붙게 될까.
얼어붙은 암호화폐 시장과는 별개로, 국내에서 블록체인 진영의 주도권 쟁탈전은 가열되고 있다. 전면에 등장한 건, 1990년대말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했던 IT벤처 1세대들이다.
인터넷 초기 각각 메일, 게임, 검색 등의 강점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선 이들은 2010년 전후로 펼쳐진 모바일 시장에서도 격돌했고, 성공적으로 주도권을 이끌어왔다.
이들 IT벤처들은 어느새 대기업이 되어 새롭게 급부상한 혁신의 조류 블록체인을 놓고 다시 3강으로 격돌하는 모양새다. 물론 재벌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비전으로 시장의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건 이들 IT벤처들이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과 전략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리드하려는 신흥기업들과 커뮤니티 등 기존 강자들의 블록체인 진출도 점차 가시적인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90년대 데자뷰? IT벤처 3강 블록체인에서 다시 ‘격돌’


출처:픽사베이

카카오,네이버,넥슨의 공통점은 창업자가 60년대 후반기 태생이라는 점. 나란히 인터넷 벤처로 시작해 모바일과 블록체인 시장에서 나란히 경쟁구도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가장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계열사 두나무와 함께 ‘투 트랙’의 형태로 그룹 차원에서 2개의 플랫폼, 2개의 메인넷이 경쟁적으로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초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고 한재선 대표를 영입하면서 플랫폼 ‘클레이튼’을 출시했다.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는 클레이튼은 픽션, 왓챠플레이, 위메이드트리, 코스모체인 등 소비재와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30개 플레이어들과 제휴해 대중친화적인 디앱 생태계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클레이튼 플랫폼을 통해 3000~4000억원 규모의 ICO 프리세일 자금이 모여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년 1분기에는 메인넷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10%를 보유한 계열사 두나무는 일찌감치 코인 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나무는 두나무 연구소 람다256을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형태로 기업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두나무의 플랫폼은 루니버스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게임, 의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별로 맞춤형 특화 체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야놀자와 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관광 스타트업이 루니버스 플랫폼에 참여하면서 대중들과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선진국인 일본에 뿌리를 두고 생태계를 열어가고 있다. 일본에 상장한 자회사 라인을 통해 조인트벤처 언체인을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7월 자체 개발한 암호화폐 ‘링크’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BITBOX)’와 함께 선보였다. 지난 8월에는 블록체인 플랫폼 메인넷인 ‘링크체인’을 가동시키면서 암호화폐 링크를 토큰으로 활용하는 디앱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넥슨은 ‘인수합병(M&A)계의 거물’답게 한국과 유럽 최초의 코인거래소 두 곳을 인수하면서 블록체인 진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해 9월 코빗 지분 62.2%를 93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1년 후인 지난 10월 유럽 최초 코인 거래소 비트스탬프 인수를 완료했다. 넥슨은 올 들어 게임 자회사인 러시모의 사명을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으로 변경하는 등 블록체인과 결합한 그룹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게임업계의 고질적 문제점인 게임 아이템 거래의 사기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넥슨은 우선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합의와 보상을 결정하는 암호화폐의 ‘마켓’이자 ‘플랫폼’인 코인 거래소를 선점함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광범위한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겨냥한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빼놓을 수는 없다. 삼성그룹은 삼성SDS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출시했다. 삼성SDS는 이미 은행연합회와함께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뱅크사인 앱을 출시했고,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로코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LG그룹은 LG CNS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출시했고, 마곡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 결제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통신 대기업인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의 전국민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개발중이며, KT역시 계열사인 KTH와 함께 올레tv의 주문형비디오(VOD)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고 나섰다.


◆제2의 네이버,카카오 꿈꾸는 블록체인 신흥강자들


블록체인 업계는 가장 많은 스타트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록체인 진영의 대표적 엑셀러레이터로는 해시드, 체인파트너스, 파운데이션X, 고팍스, GBIC 등이 꼽히며, 이들은 사업과 투자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커머스, 핀테크, 헬스케어 등 다른 분야의 중견 중소기업들이 블록체인과의 결합을 시도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커뮤니티 등 특정분야의 강자들도 블록체인과의 결합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1세대인 신현성 티켓몬스터 의장은 테라를 통해 다시 한번 커머스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중국계 바이낸스캐피탈, 한국의 해시드와 두나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360억원의 초기투자를 유치했고, 티켓몬스터 뿐 아니라 배달의 민족, 동남아 쇼핑몰인 캐러셀 등 20개 가까운 커머스 플랫폼들과 결합한 글로벌 블록체인 쇼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인 예스24는 지난 8월 이더리움 ERC-20 기반의 가상화폐 sey토큰을 발행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인 시프트북스에서 작가와 독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더 나아가 이스라엘의 블록체인 플랫폼 오브스와 메인넷 개발에도 나섰다.


블로그, 카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도 블록체인 플랫폼 확산에 맞춰 전문화·대형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주식 커뮤니티 플랫폼이자 금융포털인 팍스넷은 360도 프로젝트를 통해 코인전문 포털로 확장하고 있다. 팍스넷은 글로벌 메인넷 ‘팍스넷체인’과 세계 최초로 코인간 거래를 실현하는 탈중앙화 거래소 ‘비트팍스덱스(DEX)’, 국내 최초 ICO컨설팅, 평가, 인증 플랫폼 ‘코인포털’ 등을 선보인다.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글로벌 6개국 기술진을 영입, 기존 블록체인의 속도와 확장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커뮤니티 기반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해 암호화폐 심사·평가·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장·토론 등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 기능을 모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위치기반 비콘 서비스로 출발한 얍 컴퍼니도 메인넷인 얍체인과 자체 얍스톤 코인을 출시하며 블록체인 시장 공략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 메인넷을 공개한 얍체인 재단은 얍스톤을 통해 지역화폐, 대학화폐 등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전략이다.


핀테크 분야의 스타트업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직토는 보험과 이더리움을 결합한 핀테크 사업인 '인슈어리움'으로 200억원의 투자금,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젝트인 레밋(REMIT)이 최근 거래소공개(IEO)를 통해 25억5000만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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