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아시아신탁 1934억에 인수
지분 60% 취득…잔여지분 40%는 2022년 이후 인수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신탁업 진출을 노리던 신한지주가 아시아신탁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가는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는 31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잔여 지분 40%는 2022년 이후 결정할 예정이다. 취득금액과 시기,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총 인수가는 2000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수 건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 뒤 확정된다.


신한지주는 우여곡절 끝에 신탁업 진출에 성공했다. KB금융하나금융지주가 일찌감치 신탁사를 자회사로 거느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꾸준히 신탁사 인수합병(M&A) 시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올해 초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인수 대상을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신한지주는 교보생명과의 공동 경영에 만족하지 않고 지분 100%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길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시선을 아시아신탁으로 돌려 3개월의 협상 끝에 경영권 인수를 확정했다. 당초 아시아신탁은 책임준공 신탁 상품 판매를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금융회사에게 소수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신한지주의 끈질긴 요구에 결국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경영권 없는 소수 지분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아시아신탁에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며 “아시아신탁 최대주주가 내심 2500억원 이상을 원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지만 4년 뒤 신한지주가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 옵션으로 절충안을 제시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가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면서 신탁사 신규 인가 경쟁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는 신한지주의 이탈로 여타 금융회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신한지주가 신규 인가보다는 M&A에 매달린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되도록 대형 금융지주에게는 신탁사 인가를 주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며 “신한지주가 불확실성이 큰 신규 인가보다는 다소 큰 돈을 들이더라도 확실한 M&A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매출액 640억원, 당기순이익 282억원을 기록했다. 대리사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했다. 설립 이후 줄곧 중하위권을 맴돌다가 지난해 신규 수주 5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