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800억 들고 1조7000억 코웨이 삼킨다
조달창구 총동원…스틱도 4000억 지원사격

[권일운 기자]
웅진그룹이 8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규모의 코웨이 인수합병(M&A)에 도전한다. 인수 주체가 될 웅진씽크빅의 자본확충이 성사되더라도 1조4000억~1조5000억원에 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거래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1조6000억원 이상을 조달키로 했다. 조달 방법은 유상증자와 메자닌(Mezzanine) 발행, 차입 등이 총 망라돼 있다.


일단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 연결 기준)은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803억원이 전부다. 웅진씽크빅이 연간 600억원 안팎의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 종결 시점 무렵에는 1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의 현금 대부분을 코웨이 인수 자금으로 투입키로 했다.


현재 1690억원 규모로 진행 중인 유상증자 성사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삼성증권이 주관하고 있는 이번 유상증자의 납입일은 내년 1월이다. 웅진씽크빅은 경우에 따라 유상증자 규모를 늘리거나, 제 3자배정 형태로 별도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웅진씽크빅의 최대주주 윤석금 회장 일가가 사재를 출연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웅진씽크빅 유상증자 외에는 어떤 식으로든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조달 방안 뿐이다. 웅진씽크빅은 현재 메자닌 발행과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 자체 신용을 활용한 차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일단은 수개월 전부터 웅진그룹과 연합 전선을 펼치기로 한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다. 투자는 원리금 상환 옵션이 붙은 전환사채(CB)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코웨이 인수를 계기로 웅진씽크빅의 기업가치가 급등하게 되면 전환권을 행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최선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창구로 고려하고 있다. 유사시에는 웅진그룹으로부터 원금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붙여 상환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주관 아래 9000억원 한도의 인수금융도 활용할 수 있다. 대신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연간 수백억원 대의 금융비용을 제공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단 총액인수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한 뒤 일부를 타 금융기관에 셀 다운(배분)해 대주단을 구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족분은 웅진씽크빅이 대출을 받아 충당한다. 차입 규모는 최대 2000억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단 웅진씽크빅의 현금창출력이 나쁘지 않은 데다, 무차입 상태라는 점에서 차입 자체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될 경우 자기자본 규모가 대폭 늘어나게 돼 부채비율과 같은 재무지표가 악화되는 데 대한 우려도 완화된다.


이같은 구조대로라면 웅진그룹은 1조4000억~5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아직까지 인수금융이나 자체차입 금리, CB의 보장수익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서 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사례 등에 비추어 보면 매년 700억~800억원을 금융비용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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