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지원펀드, 혁신창업펀드와 ‘엇갈린 행보’
운용사 18곳중 10여곳 내달 결성 임박…중대형사·LOC 등 결성 견인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신생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 회수를 지원하기 위한 혁신모험펀드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의 성장과 회수 단계를 지원하는 성장지원펀드는 올해말 결성시한을 앞두고 추가 증액까지 고려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 중점 투자되는 혁신창업펀드가 민간 자본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성에 난항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된다.


2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운용사 18곳 중 10여곳 가량이 이르면 이달 중 결성총회를 갖고 펀드 조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드캡 리그 운용사로 선정됐던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난 8월 마수걸이 펀드를 조성했던 것까지 고려하면 결성시한 한 달을 앞두고 펀드 결성률이 60%를 넘어설 전망이다.


성장지원펀드는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정부가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로 조성키로 한 혁신모험펀드의 한 축이다. 혁신모험펀드는 엔젤투자와 창업초기 단계에 중점투자되는 혁신창업펀드와 성장단계, 인수합병(M&A), 세컨더리 등을 지원하는 성장지원펀드로 나뉘어 각각 2억원, 8억원규모의 하위펀드로 조성된다.

혁신창업펀드와 성장지원펀드 조성을 담당하는 한국벤처투자와 KDB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지난 5월 수 차례 출자사업을 통해 총 50곳의 하위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빠른 펀드 결성을 독려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도 불구하고 펀드 결성총액의 50~60%가량을 민간자본 매칭으로 마련해야 하는 혁신모험펀드의 결성은 쉽지 않았다. 민간 매칭투자분으로 기대됐던 각종 연기금과 공제회의 출자사업 규모가 축소됐고 기대했던 금융권의 투자도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성장지원펀드는 펀드레이징 매칭이 다소 여유로운 중대형사가 대거 포진하며 순항 중이다. 펀드 결성총액이 최대 3000억원인 미드캡 리그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전체 혁신모험펀드 중 가장 먼저인 지난 8월 결성됐다. 운용사 선정 직후 3550억원 ‘페트라7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결성한 IMM인베스트먼트는 추가 투자를 유치해 연내 4500억~5000억원까지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루키리그 운용사 중에는 뮤렉스파트너스가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뮤렉스파트너스는 지난 19일 약정총액 301억원 규모의 ‘뮤렉스 웨이브1호이코노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뮤렉스파트너스는 모태펀드가 운용하는 혁신창업펀드 운용사로도 선정돼 217억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내놨다는 점에서 유일하게 혁신모험펀드 2개를 운용하게 됐다.


다행히 그로쓰캡 리그와 벤처 리그 운용사들은 각각 11월과 12월 중 펀드 결성을 예고하고 있다. 루키리그 운용사들 역시 이미 최소 약정규모를 채운 상황에서 추가 펀등을 이어온 만큼 연내 결성은 무리없다는 분위기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성장지원펀드가 혁신창업펀드에 비해 빠른 결성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펀드레이징 역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대형사의 참여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관리 및 성과보수 등 펀드 운용 보수 체계를 지원하는 운용사들이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다는 점도 대형사의 참여를 이끌었다. 운용사 선정과정에서 출자확약(LOC) 확보 여부가 강조된 부분도 점도 빠른 펀드레이징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성장지원펀드는 투자업계에서 주목하는 회수 단계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만큼 펀드레이징 역량을 갖췄거나 이미 투자확약을 받았던 중대형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안정적인 결성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대부분 운용사가 결성시한인 연말까지 펀드 결성을 확약하고 있는만큼 연내 펀드조성은 무리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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