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신규 인가
후보만 20여곳…농협·신한·한투證 등 거론
① 중소형사 합종연횡으로 반전 노려…건설사도 후보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금융위원회가 10년만에 신탁사 신규 인가 방침을 밝히면서 20여 곳의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가운데, 건설사와 공기업, 보험사, 부동산 자산운용사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뒤쳐지는 중소형 금융사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26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신규 인가 의지가 가장 높은 곳으로는 시중은행을 거느린 금융지주사들이 꼽힌다. 현재 신탁사를 거느린 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를 제외한 NH농협금융지주와 신한지주, 우리은행 등이 주요 후보다. 이중 NH농협금융지주의 의지가 가장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탁사 신규 인가가 이뤄질 때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도전장을 던졌지만 매번 실패했다”며 “신탁사업에 대한 갈망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생보신탁 지분 50%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경영권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현재는 아시아신탁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도 실패할 경우 신탁사 신규 인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대형 금융회사에게는 신탁사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며 “이후 몇몇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신탁사 인수에 적극성을 보이는 등 전략 선회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어 신사업 진출과 자회사 설립 등에 제약이 많다. 이 같은 한계 탓에 신탁사 매각 경쟁 초기에 후보로 수차례 언급됐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은행이 신탁사 신규 인가를 신청할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증권사 중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경험이 많은 대형사들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과거 다올부동산신탁(현재 하나자산신탁)을 창업한 후 하나금융그룹에 매각했던 이병철 부회장의 KTB투자증권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KTB투자증권이 만약 인가를 받을 경우 상당한 반발과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와 부동산 자산운용사들도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부국증권신영증권,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자산운용 등이다. 이들은 부족한 자금력과 인지도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수의 증권사, 보험사 등을 주요 주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자본금을 170억원 이상 모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기업도 잠재적인 후보로 거론된다. SH공사의 계열사인 서울투자운용이 신탁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사와 시행사들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지만 금융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들 회사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반응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과거 중소형 신탁사의 최대주주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경영권이 바뀐 사례도 있다. 주요 후보로는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전에 명함을 내민 HDC현대산업개발과 임대주택 사업 경험이 많은 건설사 등이 거론된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 금융회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이 나온다”며 “다만 대형 금융회사에게만 인가를 내줄 경우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안배 차원에서 중소형 금융회사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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