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인베스트, 잇단 인력 이탈 ‘어쩌나’
2년간핵심운용력 5~6명 퇴사…체재 개편이후 조직 장악력 ‘흔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HB인베스트먼트의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초 대표펀드매니저가 대거 퇴사한데 이어 최근 몇몇 운용인력이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재직기간이 2년을 넘어선 인물이 전체 인력의 3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기업구조 변화의 과도기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B인베스트의 핵심 펀드를 운영해 온 수석전문위원 이귀진 상무는 최근 퇴사를 결정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지만 이 상무가 신규 벤처캐피탈 설립을 검토해 왔다는 점에서 조만간 회사를 떠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귀진 상무외에도 외에도 심사역 B씨가 다른 투자회사로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핵심운용인력이 퇴사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5~6명이 HB인베스트먼트를 떠났거나 떠나게 될 전망이다. 이들 인력의 퇴사 이후 HB인베스트먼트의 전체 인력(18명)중 재직기간이 2년이상을 넘어서는 인력은 9명만이 남은 상황이다. 그나마 투자를 담당하는 심사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평균 8년 가량 장기간 이뤄지는 펀드 운용기간을 감안할 때 투자당시 관여했던 인물들이 빠졌다는 점은 향후 운용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이동이 잦은 업계 특성상 이들 인력의 퇴사는 납득된다는 분위기다. 다만 올해 초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되며 새로운 각자 대표체제 구축 전후 이탈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구조개편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연이은 퇴사를 불러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월말 안신영 SBI인베스트먼트 상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기존 김형달·소병하 체제에서 김형달·안신영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투자 회수실적 부진속에 매출과 수익감소로 영업적자로 돌아서자 해법 마련을 위한 체제 개편을 추진한 것이다.


신임 각자대표 체제속에 기존 각자대표를 맡아온 소병하 대표와 인수·합병(M&A)펀드를 운영하며 투자본부장을 지냈던 이귀진 상무는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 체제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기존 체재를 유지해왔던 HB인베스트먼트의 대표펀드매니저급 인력이 순차적으로 회사를 빠져나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HB인베스트먼트는 2~3년전부터 실적 악화와 매각 논란속에 내외부적으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며 "신임 각자대표 체제하에서 회사 장악력이 크지않았다는 점이 인력 유출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인력 이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진 교체와 별개로 이미 이직이나 퇴직을 결정하셨던 인력들이 대부분"이라며 "주요 투자 운용 인력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향후 조합운용상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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