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금 바닥난 ‘케어랩스’, 사채 발행해 450억 조달
CB·BW 나눠 발행…보통주 전환 시 FI 지분률 22% 육박

[딜사이트 류석 기자]
케어랩스가 국내 사모펀드와 신기술투자조합을 대상으로 사모사채를 발행해 45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사옥 매입, 타법인 주식 취득 등으로 상장 당시 확보한 공모자금이 바닥을 보이자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달한 자금 중 300억원은 타법인 주식 취득, 150억원은 회사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케어랩스는 이번 자금 조달로 인해 전체 지분의 22%가량을 외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신기술투자조합에 내주게 됐다.


19일 케어랩스는 키움프라이빗에쿼티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공동 운용하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시냅스신기술조합에 1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PEF의 경우 발행대상의 조합원 혹은 주주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BW 인수 대금 납입일인 11월23일 전까지 300억원의 자금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CB와 BW의 발행 조건은 유사하다. 케어랩스 정관에는 CB와 BW 각각 액면가 300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이사회 결의로 주주 이외의 자에게 발행할 수 있게 돼 있다. 때문에 300억원 이상으로 자금 조달을 하려다 보니 사채의 종류를 나눠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BW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로 설정됐다. 만기일은 2021년 11월 22일이다. 행사가격은 2만 5750원으로 향후 BW 행사 시 케어랩스 보통주 116만 5048주를 확보해 현재 대주주로 있는 옐로오투오그룹(지분율 : 37.8%)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해당 주식은 케어랩스의 주식 총수 대비 18.9%에 해당한다.


CB 역시 이자율, 만기일, 행사가격 등 BW의 발행 조건과 같다. 향후 전환 시 시냅스신기술조합은 케어랩스 보통주 58만 2524주를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케어랩스 주식 총수 대비 9.4%에 해당한다.


케어랩스는 이번 CB와 BW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300억원은 타법인 주식 취득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50억원은 운영자금 용도다.


이번 케어랩스의 CB와 BW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향후 회사 전체 지분 약 22% 가량(사채의 보통주 전환시)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주가 하락 시 전환가조정(리픽싱) 조건도 포함돼 있어 앞으로 이들의 지분율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이 같이 케어랩스가 대규모 지분을 내주면서까지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공모자금을 사옥 매입 등으로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위해선 추가 자금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케어랩스는 상장 공모 과정에서 260억원을 조달했다. 상장 이후 사옥을 매입하고 타법인 주식을 양수하는 데 약 396억원을 지출했다. 가장 큰 비용을 들인 항목은 사옥 매입이다. 케어랩스는 지난 7월 173억원을 들여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의 건암빌딩을 사옥 용도로 인수했다.


또 데이팅앱 운영사 비앤케이랩스에 110억원, 벤처캐피탈 데일리파트너스에 50억원, 의료 데이터분석업체 라이프시맨틱스에 63억 3000만원을 사용했다.


케어랩스 관계자는 "많은 출자자(LP)들이 이번 자금 조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헬스케어와 관련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광고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괜찮은 회사들을 대상으로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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