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인베스트, 경영 안정화 이룰까
인력이탈·펀딩 부진 ‘이중고’…회사 측 “핵심운용력·운용성과 문제없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HB인베스트먼트가 흔들리고 있다. 경영진 교체라는 강수를 내놨지만 내부인력 이탈과 펀드레이징 부진이 이어지며 기대했던 효과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2년여만에 단독 대표체제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5월 경영진을 교체했다. 기존 공동 대표체제를 각자 대표체재로 바꾸고 SBI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안신영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2016년 초 선임됐던 소병하 전 공동대표는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형달 대표는 공동 대표에서 각자 대표로 직함을 바꿨다.


비효율적 조직구조 재정비를 들어 최고 재무책임자(CFO)이자 준법감시인으로 모기업인 HB그룹의 전략기획실 출신 임준기씨를 영입했다.


당시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연말이나 연초가 아닌 5월중에 경영진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 이례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보수적으로 평가되어온 HB인베스트먼트에서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됐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핵심운용인력이 대거 이탈하며 불거졌던 구조적 문제점을 해소하고 적자로 돌아선 실적개선을 이루기 위해 최선의 선택이란 평가도 이어졌다


경영진 교체이후 성과급 구조 개편과 평가 프로세스 세분화 등 효율적인 조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안신영 대표 체제는 연착륙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잠잠했던 인력이탈이 또 다시 불거지자 경영 장악력을 확보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후 부진한 펀드레이징 성과도 우려를 키웠다.


HB인베스트먼트는 올해초 투자본부장에서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던 이귀진 상무가 최근 퇴사를 결정한 데 이어 몇몇 심사역도 회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인 퇴사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운용중이던 펀드에 대한 평가가 좋지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회사내 지위를 놓고 껄끄러워진 안신영 대표나 이귀진 상무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도 "지배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일부 인력이탈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다만 새로운 경영진이 인력이탈 해소를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신영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일부 인력 퇴사는 사실이지만 개인적 사정에 따른 것으로 안다"며 "조직개편이후에도 역량을 갖춘 대표펀드매니저 등 주요 인력이 여전하고 신규 펀드조성도 성공하며 목표했던 투자 활성화 기반이 무리없이 조성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된 지배체제의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공동 대표에서 각자 대표체계로 전환된 것은 김형달 대표이사의 퇴임에 앞선 사전 개편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흑자전환과 펀드레이징 활성화를 통해 지배체제 안정화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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