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논란’…영세상인 기준은
[프랜차이즈 IPO-더본코리아]② 백종원 대표 “골목상권과 먹자골목 다르다”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언젠가부터 맛집 탐방이 국내의 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늘상 맛집만 찾아다닐 수도 없고, 막상 찾아간다 해도 긴 대기인파에 포기하고 마는 게 현실이다. 이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근처에 맛있는 식당이 있으니 거기로 가자”는 것이다. 막상 가보면 입소문이 덜난 일반식당인 경우도 있지만, 열에 일곱 여덟 번 정도는 맛의 표준화가 이뤄진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광고와 홍보가 만들어낸 친숙함 때문일 것이다.


백종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더본코리아 역시 다르지 않다. 한신포차, 본가, 새마을식당, 홍콩짬뽕 등 이 회사에서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식당 모두 일반에 친숙한 브랜드들이다. 놀라운 사실은 더본코리아가 프랜차이즈 브랜드 홍보나 광고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도 입소문에 의지한 영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프랜차이즈 회사와 달리 우리의 경우 점포개발팀과 영업팀이 따로 없다”며 “장사의 시작은 자신이 어디서 할 것인지를 찾는 것부터 시작이란 게 백종원 대표의 이념이라 가맹점 유치를 위한 광고와 대외홍보를 일체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본코리아의 역할은 가맹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각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영속성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광고와 홍보를 하고 있지 않음에도 더본코리아는 작년 말 기준 국내에 1300개, 미국과 중국 등 10개국에서 80여개의 매장(가맹점 포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매장이 늘면서 1741억원의 매출을 기록,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많다. 이렇다 보니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대기업 프랜차이즈 식당과 마찬가지로 출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만 해도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처럼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 등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지위 유지에 대해 예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도 2016년 국정감사에서 “더본코리아가 음식점업이 아닌 도소매업으로 분류돼 있어 법적 제약 없이 확장 중이고 진출분야도 김치찌개 등 영세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영위하는 업종에 치중돼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지적했다.


외식업계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더본코리아가 시장의 지위를 이용해 원료를 대단위로 구입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추고 있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영세사업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더본코리아 브랜드가 들어선 지역의 상당수 상인들이 가격을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백종원 대표의 유명세에 더본코리아의 인지도가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만큼 하루속히 (더본코리아의) 출점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는 정치권과 외식업계의 이런 반응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은 엄연히 다른데 같은 상권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백 대표는 “우리(더본코리아)는 역세권이나 대기업도 진출하고 있는 먹자골목에만 가맹점을 내고 있다”며 “강남과 명동 등 먹자골목의 경우 권리금만 2~3억원에 달하는데 과연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분들을 영세사업자로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본코리아가 진짜 악덕기업이라면 권리금도 없는 영세한 골목과 동네에 마구잡이로 가맹점을 열어 돈만 벌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의 경우 가맹을 희망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며 “가맹희망자가 어디서 어떻게 장사를 할 것인지, 투기의 목적인지 장사를 배우고 싶은 것인지 등 인적요소와 물적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맹승인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종원 대표는 최근 5년(2013~2017년)간 더본코리아로부터 16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기간 39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여 배당성향은 평균 5.2%로 높지 않았다. 백 대표는 현재 더본코리아 지분을 76.69%(29만3095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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