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펄어비스, CCP 인수 위해 1000억 차입
아이슬란드 법인에 유상증자 형태로 인수대금 공급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펄어비스가 아이슬란드 게임사 CCP(CCP hf.)인수 대금의 약 절반을 차입을 통해 조달키로 했다. 자체 자금과 차입금이 더해진 CCP 인수 대금은 유상증자 형태로 펄어비스 아이슬란드 법인(Pearl abyss Iceland ehf.)에 전달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CCP 인수합병(M&A)을 위해 최대 1000억원을 차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차입금 구성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이 200억원,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이 800억원이 될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6일 CCP의 지분 100%를 2525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달러화 기준으로는 2억2590만달러에 해당하는 계약이다. 펄어비스는 계약과 동시에 2000만달러를 계약금으로 납부했으며, 이달 10일까지 잔금 납입을 완료하기로 했다.


펄어비스는 이와 별도로 최대 2억달러를 매도자에게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CCP가 2019년과 2020년 각각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경우 매년 1억달러를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매매 대상 기업의 실적에 따라 거래가에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하는 이른바 '언 아웃(Earn-out)' 조항을 삽입한 것이다.


다수의 IB 업계 관계자들은 거래가가 최대 4억2590만달러, 우리 돈으로 4800억원에 육박하는 CCP M&A를 펄어비스가 독자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펄어비스가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950억원이었다. 거래가 종결되는 이달 말이면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 대부분이 소진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언 아웃 조항이 발동됐을 때 추가로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646억원, 올해는 상반기까지 8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곳간에 쌓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펄어비스는 결국 인수금융을 통해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거래 대금의 절반 가량을 차입으로 조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인수금융을 활용하는 방안은 펄어비스가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거래 대상 기업(CCP)의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차입과 자체자금의 비중은 약 5대 5로 정했다.


펄어비스는 거래를 마무리짓기 위해 아이슬란드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동시에 CCP M&A에 대한 일체의 계약을 현지 법인에 이관했다. 펄어비스 한국 본사가 이미 납부한 2000만달러의 계약금은 고스란히 아이슬란드 법인으로 현물출자됐다. 조만간 치르게 될 잔금은 펄어비스의 한국 본사가 아이슬란드 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공급된다. 잔금 납입까지 완료되면 펄어비스펄어비스→아이슬란드 법인→CCP로 이어지는 일련의 지배구조를 안성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