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팩, M&A 매물로 재등장 하나
실적 부진에 매각설 ‘솔솔’…거래가 150∼180억 희망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윈팩의 매각설이 또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최대주주인 티엘아이가 매각 계획을 철회한 지 1년만이다.



8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윈팩의 최대주주 티엘아이윈팩의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를 찾고있다. 이미 대리인을 통해 몇몇 원매자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지분은 티엘아이가 보유한 윈팩 보통주 485만1180주, 김달수 티엘아이 대표의 보유분 50만주, 운공수 부사장 지분 2만806주 등 총 537만1986주(지분율 15.76%)다. 희망 매각가격은 150억~180억원이다.


최근 윈팩의 주가(4일종가 1615원)을 감안한 매각 지분가치는 약 87억원이다. 지난 9월초 주가가 1900원 수준( 3일 종가 1915원)까지 높아진 점을 고려하더라도 50억원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수준이다.


M&A업계에서는 지난해 최대주주인 티엘아이윈팩의 매각 추진 철회를 공식화한 직후 1년만에 매각설이 또 다시 불거졌다는 점에서 매각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윈팩은 2002년 설립된 반도체 후공정업체로 2013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등 양분된 분야를 모두 진행하는 등 외주 비중이 높은 후공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왔다. SK하이닉스 등 안정적 매출처도 확보했다.


반도체 개발기업(팹리스) 티엘아이는 2011년 4월 한성엘컴텍이 보유한 윈팩의 지분(395만6000주) 등 총 595만1180주를 196억원에 인수하며 윈팩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반도체 개발에서 제조분야로의 진출을 꾀했던 티엘아이윈팩 인수 아전에도 매그나칩반도체 등의 인수를 검토했지만 후공정 분야에 눈을 돌리며 윈팩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티엘아이는 실적 부진이 이어진 2017년초부터 윈팩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축소로 주력 사업의 부진이 이어진 상황에서 윈팩의 매각으로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티엘아이는 지난해 2~3개 업체와 약식 실사 등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며 작년 10월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최대주주 변경이 무산된 윈팩은 이후 16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서며 경영정상화에 주력해 왔다. 윈팩은 최근 용인시내 위치한 공장 증측을 결정하며 패키지 생산라인 확장에도 나서왔다.


업계에서는 매출 증가와 생산설비 확대 추진에도 불구하고 윈팩티엘아이의 지속적 적자 부담이 결국 윈팩의 지분 매각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윈팩의 매출은 전년보다 35.7% 가량 늘어나며 472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적자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 이어져 왔고 당기순손실은 7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은 지난해보다 56.7% 증가한 3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흑자세로 돌아섰지만 연간 실적까지 흑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의 유동부채(약 378억원)가 유동자산(약 168억원)을 크게 웃돌며 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불확실성을 지적받아 왔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히고 있다.


M&A 관계자는 "지난해 티엘아이윈팩 매각 추진 철회는 양수도 협의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매각 계획을 아예 백지화한 것은 아니다"라며 "윈팩이 올들어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 매각 적기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티엘아이 관계자는 "티엘아이가 실적 부진에 휩싸이며 윈팩의 지분 매각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분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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